오늘은 두 군데의 구세군 자선 매장에 들렀다.
새로 들어온 판이 없는 듯하다. 그나마 속지와 리버레토가 있는
카르멘이 한 장 있어서 그저 그런 두 장의 다른 판과 함께 집어왔다.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1964년 공연 내용의 녹음 하일라이트다.
판 상태를 보니 제법 깨끗하다.
서곡과 소년들의 합창에 이어 "하바네라" 그리고 "세귀디야" 가 나온다.
칼라스 말고 어느 누가 이런 표현을 할 수 있겠는가.
휘몰아치는 흥분과 격정으로 카르멘의 유혹에 빠져 들어간다.
극 중의 카르멘은 춤과 노래와 눈빛과 냄새로 유혹하지만, LP의
칼라스는 단지 목청 하나만으로 나를 미치게 한다.
뒷면 카드 삼중창에서 다이아몬드와 스페이드의 죽음을 암시하는
점괘 부분에 이르자 격앙된 감정에 겹쳐진 죽음의 예감으로
목이 막히며 눈물이 올라온다.
내가 감정 과잉이었는지도 모르나, 이렇게 진한 감정의 흐름은
그리 자주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판은 상당히 많이 출판된 듯하다.
CD라도 구해 한번 들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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