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4일 화요일

베토벤 듣는 날

마음이 느슨하고 게을러졌다고 생각하면 베토벤을 듣습니다.
베토벤의 의지와 자존심이 서린 기운을 좀 받아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듣는 반 지하의 수수한 방은 저만의 수행처이자 안식처입니다.


"삼중 협주곡"에서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절묘하고 아름다운 표현은 세상 최고의 고상한 아름다움으로 저를 끌고갑니다. 특히 3악장 시작 부에서 세 악기가 번갈아 폴로네에즈 양식으로 표현하는 격앙된 환희에서는 감격에 눈이 감기며 눈물 또한 배어 나옵니다. 특히 푸르니에의 첼로는 전체에 걸쳐 다양하고 인간적인 표현으로 악기 소리의 차원을 넘고 있습니다.


"대공"은 삼중 협주곡에 비해 감정이 매우 절제되어 있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제 나름의 해석으로는 베토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나이이자 신사로서의 인생관 또는 느낌이 표현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존심과 품위를 잃지 않는 절제와 단정함이 기둥에 있는 만큼, 감정의 기폭은 적어서 다소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듣고 나면 마음이 새로운 매무새로 단정해진 느낌을 받고, 힘이 납니다.


1961년 제작 토렌스 TD-124 턴테이블은 오토폰 SPU 카트리지가 장착된 SME 3009 톤암과 함께 편리하고 안정된 작동은 물론 변함없이 늘 믿을 수 있는 소리를 선사해줍니다.


가라드 301과 토렌스 TD-124

빈티지 턴테이블 중 널리 쓰일 뿐아니라 명기로 인정받는 두 가지를 간략히 소개하고
직접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두 턴테이블의 공통점은 판이 올려지는 플래터를 고무 바퀴인 아이들러가 구동한다는
점과 선풍기 등에서 쓰이는 모터와 같은 종류인 유도 모터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요즈음 생산되는 벨트 드라이브나 다이렉트 드라이브의 방식에 비해
구동력이 크고 플래터의 공진을 아이들러가 접촉하여 억제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진동과 속도 변화의 안정을 꾀하려 3.5-4.5킬로그램 정도의 무거운 플래터를 쓰고
있는바 관성이 커서, 바늘의 진동에 대한 기준점 역할도 충실히 수행합니다.

단점으로서는 모터가 크고 회전 속도가 높아서 모터의 진동이 주는 영향이 큰데, 특히
301의 모터 축과 플래터 사이는 완충력이 크지 않은 아이들러로 직결되어 모터 축의
진동이 플래터에  즉각 전달됩니다. 유도 모터는 전압과 부하에 따라 속도가 변하기
때문에 정속도를 유지하려면 전압 안정기를 사용해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두 턴테이블은 모두 와전류 감속 장치를 써서 미세 속도 조정을 합니다. 도체가
자기장 내에서 움직이면 도체 내부에서 소용돌이 전류가 생기고 그 소용돌이
전류의 결과로 발생한 자기장이 도체의 움직임을 억제하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301에는 모터의 축에 알미늄 원반이 붙어 있고 속도 조정 놉을 돌리면 자석이 원반에
더욱 가까워져 부하를 주고 속도를 낮춥니다.
TD-124에서는 모터와 아이들러 사이의 감속 알미늄 풀리와 자석의 거리를 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감속장치에 의해 항상 일정한 부하가 걸린 상태로 움직이므로
전원 전압만 안정되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안정된 속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1. 가라드 301



역사와 구조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http://www.sorishop.co.kr/board/special/board_view.html?s_key=&s_field=&category=&page=1&no=107
를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사용했던 301은 초기에 생산된 헤머톤 페인팅 된 모델을
일본에서 다시 종합 정비하고, 내부에 납을 부어 만든 플린스 (베이스라고 흔히 부르는데
플린스가 정식 명칭입니다.)에 장착한 고급품으로 오토폰 RMA-309 톤암이 장착되어
있어서 오토폰 SPU A 타입 카트리지를 써야 합니다.

모니터링은 다인오디오 MSP-220과 알텍 604-8G로 했고 엠파이어 698에 장착된
오토폰 MC-30과 덴온 DL-103과 비교했습니다.

첫 번째 두드러진 차이는 저역에서의 단단하고 호쾌함입니다. "으르릉"이라 들리던
소리는 "그르릉"하고 힘찬 에너지가 느껴지고 음의 질감도 매끈하면서 단단하게
느껴집니다. 전체적인 소리의 음상도 더욱 크고 앞으로 다가오며 더욱 팽팽한 느낌이
됩니다. 첼로의 느낌은 더욱 도도하고 같은 음정에서도 현을 팽팽하게 조인 듯 나오고,
파바로티의 "저 불길을 보아라"의 고역은 가슴을 후비듯 튀어나옵니다. 그러나 고역의
섬세함과 안정성은 떨어집니다. 제 동생은 엠파이어에 붙인 DL-103의 소리가 더욱
예술적이고 분위기 있다고 합니다. 당시 지인의 집에도 같은 턴테이블이 있어서 가야금
산조를 모니터 레드를 장착한 타노이 오토그래프로 들어보았는데, 그 팽팽한 느낌으로
눈앞에 현 하나하나가 춤추며 너울거리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던 것은 그릉그릉하는 모터와 아이들러에서 나는 럼블이 상당히 들렸었는데,
지인의 집에 있는 신도연구소 개작품에서는 잡음을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 정도로 잘 다듬고 개조한 것은 엄청난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지라 귀동냥으로만
그치고, 같은 301도 개조와 정비 상태에 따라 동작 상태와 가격에 심각한 차이가 난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입니다.

소리에 있어서 같은 성향의 변화를 Rek-O-Kut의 론다인과 QRK 등의 다른 아이들러
드라이브 턴테이블에서도 느꼈으니, 아이들러 드라이브의 성향이 그러한가 보다
하고 있습니다.

2. 토렌스 TD-124




캐나다에 와서 엠파이어 698을 구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우선 토렌스 TD-165를
구해서 아쉬운 대로 듣다가 TD-124를 구한다고 광고했더니 연락이 와서 단돈
$150에 상태 좋은 TD-124를 구해서 들은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301도 마찬가지이지만
TD-124는 출렁거림이 없어서 판을 얹고 내리는 조작이 편리하고 모터가 강력해서
회전 속도가 바로 올라가는 것이 장점입니다. 모터가 바로 아이들러를 구동하고
아이들러가 플래터를 돌리는 301과 달리 TD-124의 모터는 벨트를 통해 알미늄
소재의 감속 풀리를 돌리고, 감속 풀리의 축이 아이들러를 돌리고 마지막으로
아이들러가 플래터를 돌립니다. 그래서 모터 축의 진동은 벨트가 거의 흡수합니다.

TD-124의 플래터는 4.5킬로그램이나 나가는 주철로 되어 있고 그 위에 고무판이 부착된
알미늄 덮개를 따로 씌우게 되어 있습니다. 주철이 MC 카트리지의 자력에 반응해서
카트리지를 끌어당기는 문제를 피하고자 MKII 모델은 3.5킬로그램의 알미늄 플래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TD-124에는 MC 카트리지를 쓸 수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는 자력 흡인력을 합해서 4그램이 나가도록 조정해서 지금껏 문제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아이들러 표면의 불균일에서 나오는 잡음을 들을 수
있었으나 아이들러를 정밀 제작한 사제 교환품으로 갈아 끼우고 신세틱 윤활유를
주입한 이후엔 거의 잡음을 느낄 수 없습니다.

TD-124의 장점은 모든 면에서 정밀해서 믿음이 가고 상태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소리에 있어서도 전체적인 균형이 좋고 골고루 중립적으로서, 남다른 성향이 적고
정확히 표현되는 것을 큰 장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모든 것이 잘 정비된 상태에서는
암이나 기타 기계적 요소의 댐핑, 진동 상태의 변화 등이 매우 예민하게 나타납니다.
301과 같은 두드러지고 힘찬 저음은 아니지만, 엠파이어 698보다는 정숙하고
무게있으며 단아한 중저음이 나오고, 고음도 경박함 없이 중립적이고 섬세하게
나옵니다. 301에서는 무대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것에 비해서 TD-124의 무대는
그보다 다소 뒤로 물러나는데, 그렇다 해서 해상도가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지금껏 써 본 턴테이블 중 무엇을 표준으로 생각하는가 스스로 묻는다면,
저로서는 단연 TD-124입니다.

3. 정리

301이나 TD-124나 모두 매력 있고 좋은 턴테이블입니다. 만약 현악과 성악이
저의 주 음악이거나, 웨스턴 일렉트릭에서 나오는 소리와 같은 권위적 표현을
찾는다면 301에 더욱 큰 매력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특별한 편식이 없이
가리지 않고 여러 종류의 음악을 들으며, 여러 가지 종류의 장치를 평가해야 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TD-124에 더욱 큰 만족과 신뢰를 느낍니다. 소리에 대해 한마디로
축약하면 301에서 나오는 소리는 원래의 소리보다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하고
야무지게 나온다면 TD-124에서는 원래 마이크에서 받아들인 소리가 그렇구나
하는 느낌으로 나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301이나 TD-124이 제조된 지 50년에 이르는 골동품이라는 점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사용이나 관리에 따라 현재의 품질에 큰 차이가 있으며
상태에 따라서는 사용이 불가능한 정도의 물건도 있으니, 위의 평가는 상태가 좋은
기기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복원한
것을 구한다면 요즘 나오는 어느 턴테이블보다도 쓰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골고루 안겨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턴테이블은 아직도 사용하는 사람이 많고 가치를 높이 인정받아서
많은 업그레이드나 교환 부품이 여러 사람에 의해 제작되고 있습니다.
TD-124의 경우 업그레이드 된 스테인레스 플래터, 축받이, 축, 아이들러,
완충 고무 등을 이베이를 통해 구할 수 있고 정비 매뉴얼이나 경험 자료도
인터넷에 흔하게 떠돌아다녀서, 기본적인 관심과 손재주가 있으면 손수 정비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카트리지 비교 청취

시청 음반 : Steely Dan - Gold, Emerson Lake and Palmer - Emerson Lake &
Palmer, Charlie Byrd Trio - Bossa Nova Years, Jose Feliciano - Encore

1. Denon DL-103

- 사용 조건 : 로딩 470옴, 침압 2.5g

-평가 : 우물쭈물하고 주장과 표현이 분명치 않다. 각 대역간의 균형은 좋다. 주 음의 주위에 공진음이 서려있어서 초점이 분명치 않고 음상이 번진다. 주장이 약하고 부풀어져서 자극이 없고 편하거나 얌전하게 느껴진다.


2. 플라스틱 케이스를 벗기고 절삭 가공한 통짜 알미늄 케이스에 에폭시로 함입 개조한 DL-103

- 사용 조건 : 로딩 470옴, 침압 2.5g

-평가 : 원음 주위의 공진음이 사라지고 전체적으로 명확하다. 주장도 강해졌으나 여전히 상대적으로 자극이 적고 듣기 편한 소리이다. 해상력은 확연히 좋아졌으나 그에 따른 다른 부작용은 없다. 원래 성향과 같이 악기간의 경계면이 날카롭지 않고 풍성하게 느껴지면서도 소리 구분은 분명하다. 중후한 맛에 단정하고 정리된 깔끔한 맛이 더해진다. 앞뒤 좌우의 공간감은 다소 두툼하고 부드럽다. 온도감은 중립적이고 대역간의 균형과 조화가 매우 좋다.
개조 이후는 약 두배로 가치가 더해졌다고 본다.


3. Shelter 501 MKII

- 사용 조건 : 로딩 100옴, 침압 1.7g

-평가 : 음성과 마이크를 가깝게 두고 연주한 기타의 표현력과 느낌이 매우 좋다. 감미롭고 간드러지는 맛이 있다. 전반적인 해상도와 표현력도 좋고 대체로 기분 좋게 들린다. 그러나 저역의 에너지 표현과 단호한 표현이 아쉽고 저역이 SPU에 비해 많이 무르다. 스틱으로 때리는 심발의 음과 공간감으로 표현되는 높은 고역은 깔끔하고 좋은데 비해 스네어 드럼과 하이햇 소리는 분명치 않으며, 브러싱에 의한 타악기 연주 동작이 불명확하고 세밀히 표현되지 않는다. 따라서 재즈 드럼에서는 좀 쳐지는데, 스틱만 쓰는 연주에서는 흠잡기 어렵다. 상하 좌우의 공간 느낌은 좋은데 비해, 청치 위치에서 각 악기까지의 거리로 구분되는 바 느낌은 불분명하고 거리감이 얕고 불명확하다. 전체적 음감은 중립적이기 보다는 다소 따스하고 가슴을 간지럽히는 좋은 기분을 준다.
SPU를 들을 때의 공간은 투명하고 색채감이 없는 데 비해 따뜻하고 부드러운 빛이 살짝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4. 케이스 제거한 오토폰 SPU GME

-로딩 100옴, 침압 4g

-평가 : 13년이라는 세월을 봉사했는데도 위 모든 카트리지의 단점을 말해줄 만큼 위력이 있다. 단, 상대적으로 너무 명확, 단호하고 힘과 표현력이 때에따라 자극적이라 듣는 사람을 질리거나 자지러지게 하는 경우가 있다. 온도감은 중립적이고 공간에서의 악기 위치 표현이 또렷하다. 모든 음의 표현이 매우 도도하고 각 악기나 연주상의 주장과 변화를 단호하고 예리하게 보여준다.
녹음에 실린 모든 내용을 심각하게 듣고 연주자의 표현과 녹음을 자세히 관찰하고자 하는 나의 목적에는 여전히 오늘 비교한 카트리지 중 우두머리의 자리를 지킨다.

***그레이도 소나타 등 세 가지 카트리지가 평가용으로 더 대기하고 있었으나 장착과 정밀 조정에 너무 많은 시간이 들어서 이쯤에서 포기함.

누드일 때 더욱 빛나는 Denon DL-103 카트리지



언젠가 부터 홀딱이란 표현을 종종 쓰게 되었습니다.

어느 늦 여름 날, 저의 작업장에 들어온 여성 고객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몇 분 간에 걸쳐 여러가지 포즈를 보여주며 홀딱쇼를 공연한 다음부터입니다. 전직 누드 모델이었던 그녀가 보여준 홀딱쇼의 충격으로 그 표현이 자주 튀어나오는 걸 겝니다. 그녀는 저의 애인이 되기를 신청했지만 점잖게 사양했습니다. 마음의 평정과 심연을 찾는 제게 더 이상의 격정은 필요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름의 가장 더운 날, 음악 소리는 전과 다르게 고음이 칼칼하고 신경질적으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10여년을 봉사한 오토폰 SPU 카트리지가 이상이 생겼나 의심하여 후보 선수로 대기하던 덴온 DL-103 카트리지로 오랜만에 바꾸어 들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고음의 문제가 사라지지 않은 것은 물론, DL-103 소리가 SPU에 비해 흐리멍덩하고 맥빠진 소리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을 뿐입니다.

나중에 다인오디오 스피커의 실크 돔 트위터가 더운 날에는 진동판이 물러져서 분할 진동으로 그런 현상을 만드는 것으로 단정하게 되었지만, 새삼 SPU의 성능과, 그에 비해 초라한 DL-103의 능력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정보를 모아보니 DL -103의 플라스틱 케이스를 제거하고 보다 든든하고 무거운 몸체를 갖도록 개조하여 소리의 향상을 경험한 여러 사례가 보였습니다. 마침 소재로 쓸 알미늄 부스러기들과 절삭가공을 할 도구인 소형 선반이 있었습니다. 먼저 유튜브에 소개된 동영상에 따라 DL-103의 플라스틱 케이스를 조심스레 벗겨냈습니다(물론 홀딱.). 선반에 밀링 작업 용 부착물을 붙여서 알미늄 조각을 자르고 깎아내어 DL-103이 깎아낸 구멍에 꼭 맞게 하고, 에폭시 접착제를 부어 알미늄 몸체에 카트리지의 발전부인 알맹이가 단단히 결합되도록 했습니다. 아래의 사진들이 그 결과입니다.

이렇게 개조된 DL-103에 대한 평은 따로 소개드린 바 있습니만, 저의 "기니 피그"이자 고객인 박쥐 귀 "닥터 스미스"께서 들어보기를 원하셔서 빌려드렸더니 굉장히 좋아하십니다. 당신의 "쉘터 501"과 다르기는 해도 못하다고는 할 수 없으며, $1000 이내의 투자로는 이만한 카트리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 말씀하시며 자신에게도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십니다.

좋은 몸매는 누드일 때 더 빛을 발합니다!


원래의 케이스와 나란히 놓은 모습



알미늄의 깎아낸 모습이 잘 보이도록 한 사진


MC 승압 트랜스 비교 실험

MC 승압 트랜스가 다른 임피던스 조건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 실험 사례를
예시하고자 합니다.

실험은 아래 회로와 같이 구성했습니다. 구동 측인 발진기의 임피던스를 실측했더니
50옴 정도였는데, 이 발진기의 1킬로 헤르츠 구형파 출력을 1:20 승압비인 알텍
(일명 "콩알") 트랜스를 통해 승압하고 부하를 인가해서 관측했습니다.


우선 부하가 없을 때의 관측 파형입니다.


측정된 전압은 2.5볼트로서 부하가 없어서 전압 손실은 가장 적으나 전압 상승의
오버슈트가 링잉을 만드는 것이 보입니다.

음향적으로는 고역의 강조와 고역 하모닉 디스토션이 예견됩니다. 이런
결과는 소리가 튀어나와서 박력이 있어보이기도 하지만, 고역의 지나친 강조나
불필요한 화사함 또는 어수선함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그 다음 82킬로 옴의 저항을 연결해서 1차 측의 발진기에는 205옴 정도가
실효 부하로 작용하게 할 경우입니다. (205는 82000 나누기 승압비 20의 제곱)


다소 좋아졌으나 여전히 링잉이 있습니다. 전압은 1.8볼트로 낮아집니다.

다음은 20킬로 옴의 저항으로 발진기의 내부 임피던스와 같은 50옴이
발진기에 실효 부하로서 걸리게 했을 때입니다.


링잉이 거의 없어지고 원래 구형파와 파형의 진행 모습이 유사해졌습니다.
전압은 0.976으로 부하가 없을 때의 약 40%가 되었습니다. 계산상으로는
50%이어야 하지만 전압계의 저항과 트랜스포머의 전송 손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4.7킬로 옴의 저항을 연결하여 발진기에 11.75옴의 큰 실효 부하가

걸리도록 했습니다. (임피던스가 낮은 부하가 크고 무거운 부하임.)


파형 상승의 완결이 느리고 그 결과 구형파의 앞부분이 둥글게 죽습니다.
전압도 0.325볼트로 많이 떨어집니다.

이 경우 높은 주파수에 대해 신속한 대응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음향적
특성은 부드럽고 편안한 듯하나 다소 답답하고 어두워진 느낌이 납니다.
에너지 손실이 많아서 힘이 떨어진 느낌도 날 수 있습니다.

실험 사례에서 보듯 임피던스 매칭과 부하의 설정은 구동 측의 임피던스에
따라 적당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다하거나 과소한 설정은 원치않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주파수와 동작 조건에 따라 내부 임피던스와 출력이 복잡하게 변하는 실제
카트리지의 다이나믹한 동작 특성과 부하와의 관계는 더욱 복잡한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만, 이 실험 예가 개략적, 피상적이나마 이해를 도와드릴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