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도 자꾸 지껄이다 보니 어느 정도 기술적인 영역에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를 일반 상식의 범위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 단순한 모델을 가상하여 이야기하려니 실제 응용 시의 결과와는 다소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앞서 두 차례에 걸친 횡설수설에서 부귀환은 왜곡 없는 증폭의 직선성, 자체 발생 잡음의 상쇄, 동작의 안정성 증대 등등의 목적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세간에서는 "부귀환은 적을수록 좋다."라는 이야기도 합니다. 참 헷갈리게 하는 주장들이 많지요. 그러면 왜 그러한 상반된 주장들이 나오게 되었는지, 부귀환은 왜 필요하거나 또는 반대로 피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차차 알아보겠습니다.
진공관 앰프에서와 티알 앰프는 앞서 말씀드린 바, 여러 가지 본질적 차이가 있고 부귀환의 필요성에도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진공관은 본성적으로 소자 자체의 증폭 직선성, 잡음, 온도 특성이 좋아서 부귀환에 대한 필요가 적지만 티알 앰프는 여러 종류의 부귀환이 절대로 필요합니다. 실용되는 진공관 앰프와 티알 앰프의 회로는 양자의 특성에 알맞게 설계 개념도 다릅니다. 특히 현대의 티알 앰프는 거의 모두 초단에 차동 증폭 회로를 쓰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부귀환의 개념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까닭에 진공관의 경우와 티알의 경우를 각각 나누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진공관 앰프와 부귀환***
일부 삼극관의 경우는 증폭의 직선성이 매우 우수하지만, 모든 진공관이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다가 이미 말씀드린 바 진공관 파워 앰프에 필요한 출력 트랜스에는 철심의 제한된 주파수 특성, threshold, hysteresis에 의한 왜곡, 그리고 권선 구조의 한계에 따른 주파수 특성 등으로 직선성의 문제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일부 삼극관 싱글 엔드 앰프를 제외한 앰프들은 적든 많든 부귀환에 의해 증폭의 직선성을 높이고 왜곡율을 줄이며, 상황에 따라 스피커에 대한 댐핑을 높일 필요가 현실적으로 있습니다.
앰프는 작은 신호를 여러 배 증폭해야 하므로 보통 여러 단으로 되어 있는데, 앞장에 예시한 매킨토시 앰프에서 출력관과 출력 트랜스 관계와 같이 국부적인 부귀환도 있고, 앰프의 최종 출력에서 최초 증폭단으로 걸어 앰프의 총체적 성질에 영향을 주는 부귀환도 있습니다. 이번의 횡설수설에서는 총체적 부귀환 만을 다루겠습니다.
입력이 1일 때 100, 2일 때 300으로 비 직선적 증폭을 하고 앰프 종단에 N이라는 스피커로부터의 역기전압이 오는 경우, 최종단 신호의 20 분의 1을 입력에 되돌려 빼주면 어떻게 종합된 결과로서 출력 P가 바뀌는지 간이 모델로 보여 드리면:
입력 1에서:
P= (1-P/20)*100+N (입력 1에서 종단신호의 20분의 1 만큼을 빼고 100배 곱한 후 역기전압 N을 더한 식입니다.)
P=(100+N)/6
P=16.7+N/6
입력 2에서는:
P=(2-P/20)*300+N (입력 2에서 종단신호의 20분의 1 만큼을 빼고 300배 곱한 후 역기전압 N을 더한 식입니다.)
P=(600+N)/16
P=37.5+N/16
부귀환이 없을 때에는 입력 1과 2에서의 증폭률 차이가 100 과 300/2로 1.5배였던 것이, 부귀환 뒤에는 입력 1과 2에서의 증폭률율 차이가 16.7과 37.5/2로 1.12배로서 평탄해졌으며, 역기전압 N 등 외부적 간섭 전압은 1/6내지 1/16로 끌어내리는 현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댐핑이 증가했습니다.) (또한, 앰프 자체 발생적인 잡음도 스피커 역기전압 N처럼 감쇄되리라는 것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즉, 부귀환이 앰프의 왜곡, 외부 간섭, 잡음을 없애고 댐핑 팩터를 높이는데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아울러 위의 간이 모델을 잘 음미하시면, 앰프 귀환이 없을 시의 증폭률을 올리면서 많은 부귀환을 걸면 앰프의 직선적 증폭 성능, 잡음, 댐핑 등 여러 면에서 성능이 올라간다는 것을 눈치채실 수 있습니다. 단, 앰프의 증폭률을 올리려면 증폭 단수가 올라가서 비용이 증가하고 동작의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무한정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도 효용과 경제성 면에서 합리적인 절충을 해야 합니다.
결론은, 입력 신호를 가능한 한 원래의 모습 그대로 증폭하자면 부귀환은 선이면 선이지 악이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부귀환이 나쁘다는 견해도 생겼을까요?
첫째, 부귀환이 적어도 되는 앰프는 본디 가진 특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므로 그런 말이 나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귀환이 적은 앰프의 성능을 부귀환으로 문제점이 이미 해결된 앰프의 결과적인 성능과 비교할 때 꼭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둘째, 앞장에서 말씀드린 바, 진공관 앰프는 자연계의 배음에 해당하는 전기 신호를 증폭 신호에 부가해 발생하는데, 이 신호는 입력신호와는 다른 신호이므로 잡음 신호로 간주되어 부귀환 시에는 소멸하므로, 그 부차적 신호에 의한 음을 즐기고자 하는 경우, 부귀환이 방해가 된다는 결과에 따라 생긴 견해일 수 있습니다.
셋째, 다량의 부귀환은 댐핑 특성을 올려서 스피커의 자유 진동을 방해하여 배음의 발생을 낮추므로 이에 따라 생긴 견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의 배음이 꼭 좋으냐? 그것은 바로 앞에서 말씀드린 바 '앰프가 만들어낸 자연계의 배음에 해당하는 전기 신호'와 마찬가지로 상황과 주관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겠지요.
넷째, 이미 기본 설계나 부품 품질이 나빠서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과다한 부귀환으로 땜질하거나 또는 부귀환 회로의 설계가 정밀하지 않아 성능이 떨어지는 앰프를 사용해서 받은 나쁜 경험이 있는 경우, 원인이 부귀환 자체에 있다고 단정하여 생긴 견해일 수도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티알 앰프에서의 부귀환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