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12월 31일 금요일
베토벤 연주의 인의예지
얼마전 잠시 소개한 바 있지만, 윤세욱 선생님께서 주신 MC 카트리지용 트랜스가 지금껏 경험한 어느 것보다도 마음에 든다. 특히 악기의 독립적인 소릿결과 표현의 변화를 잘 알게 해주는데다가 전반적으로는 음상이 꽉 차있고 흠잡기 어렵게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 더 자세히 추켜세우자면, 독주 부분과 두어가지 악기가 함께 아우러질 때 느껴지는 명료함과 사실감은 마치 눈앞에 잘 조리된 음식의 향기와 같이 번져나온다.
오늘 트랜스를 새 케이스에 옮긴 기념으로 베토벤의 곡들을 각각 다른 연주자들의 구성으로 들어보기로 했다.
메뉴힌과 켐프의 이중주 "봄 소나타"
두 악기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쫄깃쫄깃하고 아름답게 전개된다. 바이올린은 주로 봄의 악상에 관련된 진행을 하고 피아노는 봄을 감싸는 대지와 같은 느낌이다. 앞뒤를 가리기 어렵게 모두 뛰어나지만 잘 들어보면 바이올린이 앞서기를 하고 피아노는 바이올린에게 추임새를 주며 한치의 빈틈과 어리석음이 없는 화답을 하고 있다. 매우 아름다운 감성이 쉼없이 흘러가는 표현의 뒤에 치밀하고 지성적으로 계획된 조율이 느껴진다.
그러한 의미에서 오늘은 "지"의 작위를 주겠다.
그뤼미오와 하스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7번과 10번
7번에서는 두 악기가 각자 스스로 화답하며 나란히 어깨동무하며 진행되는 느낌이고, 10번에서는 바이올린이 제시한 물음에 피아노가 대답하거나 배경을 제시하는 듯 진행된다고 본다. 두 연주가 모두 개인적 표현보다는 곡 자체의 표현과 전달에 매진하는 점에서 매우 겸손하게 느껴질 뿐아니라, 두 연주자 사이에서도 자신의 심지는 흐트러짐 없이 지키면서도 상대편의 표현을 더욱 존중해주는 듯한 보살핌과 자기 낮춤의 모습이 전해지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느껴지는 아름다움도 기교가 앞을 가리지 않는 단정하며 순수한 표현이다.
"인의예지" 중에선 "예"의 작위에 해당한다.
루빈쉬타인과 쉐링의 크로이처 소나타
루빈쉬타인의 뛰어난 기교는 때로 너무 튀어나오기도 하기에 평소 단골 연주자는 아니다. 반대로 쉐링은 기교보다는 정직함이 돋보이는 연주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연주는 루빈쉬타인의 기량을 멋지고 아름다운 표현의 바탕으로서 새로이 인식하게 하며, 쉐링의 평소 겸허한 연주 뒤에 숨어있는 기량의 고고함을 알게해준다.
자신이 믿는 아름다움에 대한 확신을 자신있게 주장한다는 점에서 "의"의 작위를 주노라.
삼중 협주곡 - 안다, 슈나이더한, 푸르니에 - 지휘 프리챠이
곡 전체에 거쳐 악상과 스타일의 변화가 무쌍히 진행되는 동안 세 악기 또는 두 악기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나가 되었다가 이어서 독주로 각자의 목소리를 마음껏 과시하고, 곧 이어 다시 하나가 되곤 하며 빚는 감동의 마법은 "삼총사"의 "One for all, all for one!"이라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완벽하다는 표현 밖의 다른 평이 생각나지 않는 연주, 대가들의 손에서 빚어지는 "천의무봉"의 연주, 모든 요소가 완성되었기에 개별적 요소에 대해서 평을 할 수 없는 연주라 평하고 싶다.
어질다는 것은 모든 것을 품는 가장 큰 것이자 최고의 완성이기에 "인"의 작위는 삼중 협주곡에 주련다.
낚싯대 자작
별 하는 일 없이 지냈는데, 그저 한가지 한 것이 있었다면 낚시대 만들거나 고칠 때 쓰는 선반을 만들었습니다.
그냥 사면 되는 것이 낚싯대 아니냐구요? 그렇습니다. 사면 되지요. 그러나 낚시도 계속 하다 보면 남다른 취향과 요구가 생기는데, 모든 것이 다 시장에 있지는 않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이고, 이미 좋아하는 낚싯대의 일부분만 개량하거나 고쳐서 계속 쓰고 싶다는 것이 다른 이유입니다.
예컨데, 위 사진 오른쪽의 가이드는 탄화 실리콘 고리에 타이태니움 몸체인데 왼쪽의 구형 싸구려보다고리 소재의 열 전도율이 5-7배나 높아서 낚싯줄과의 마찰열이 빠르게 분산됩니다. 그래서 고기가 강하고 빠르게 도망갈 때 낚싯줄이 열에 의해 끊어지는 확률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고리를 싸고 있는 금속의 마무리도 낚싯줄에 흠집을 내지 않도록 고리 안으로 말려들어가 있습니다. 무게도 가벼워서 낚싯대를 조금이라도 더 예민하고 신속히 반응하도록 합니다. 이미 좋아하는 낚싯대에 더욱 좋은 부품을 더해 개량하면, 새로 사는 것보다 훨씬 큰 만족감과 애착을 느끼며 계속 쓸 수 있습니다.
이 선반으로 이번에 고친 낚싯대는 제 주문에 따라 몇 년 전 친구가 만들어 준 것인데, 낚시가 스치는 강 바닥의 자갈 크기와 미끼를 따라오는 고기의 입 모습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하고, 고기를 건 다음에는 고기의 달아나려는 몸짓을 생생히 알게 해주며, 필요할 때 고기를 마음놓고 당길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면서도 질긴 낚시대 입니다. 다른 것은 다 좋은데, 제작시 채용한 릴 부착용 고리가 마음에 들지않아서 다른 것으로 교환하고 싶었는데 그 작업엔 선반이 꼭 필요했습니다.
회전의 감속과 동시 토크를 올리려고 풀리를 깎아 끼우고 벨트로 구동합니다. 낚싯대 고정용 척은 드릴에서 떼어낸 척을 이용했고, 척을 돌리는 축은 나무 속의 보이지 않는 베어링으로 지지했습니다. 베어링을 지지하는 나무 기둥은 비틀림이나 변형을 방지하려고 같은 결의 나무 두장을 마주 접합해서 썼습니다. 선반은 손잡이 등을 깎아내거나 가이드에 실을 감아 부착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이 선반으로 작업하기 전의 낚싯대 모습입니다. 손잡이의 모습과 금속제 고리를 보십시요.
이 낚싯대를 선반에 붙여 앞 부분의 손잡이를 일자로 갈아내고 금속 링을 빼냈습니다. 그 다음 새로운 카본 플라스틱 링을 끼우고, 링이 빠지지 않도록 코르크를 위의 끝 부분에 더 붙이고 다시 모양을 다듬었습니다.
떼어내었던 가이드를 다시 붙이려면 실로 잘 감고 에폭시 접착제를 골고루 발라주어야 합니다. 이때, 접착제가 굳을 때까지 낚시대를 돌려주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접착제가 한쪽으로 쏠리게 됩니다.
그렇게 돌리는 기구를 "드라이어"라고 부르는데, 아마도 에폭시 이전의 건조형 수지를 접착제로 쓰던 시절에 굳어진 이름일 것입니다. 드라이어 헤드도 만들었습니다. 분당 7회전의 감속 모터에 낚시대를 고정할 고무 바퀴 나사에 마추어서 이어줄 금속 축을 깎아 붙이고, MDF와 알미늄 판으로 위치를 잡아 세웠습니다.
선반의 구동 헤드, 드라이어 헤드 낚싯대 거치대 등 모든 부분의 바닥 판은 V자 모양의 홈이 건축용 알루미늄 자를 따라 정열되며 위치가 조절되도록 했습니다.
낚싯대는 에폭시가 굳을 때까지 이런 모습으로 돌고 있어야 합니다.
에폭시가 골고루 퍼져 굳은 모습입니다.
생소하고 관심이 별로 없는 분야이리라 생각합니다만, 일견 단순해 보이는 낚시만 해도 수없이 즐기고 생각할 요소가 있으며, 그 바탕은 과학이나 예술 분야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잠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듯하여 글 올려봅니다.
그냥 사면 되는 것이 낚싯대 아니냐구요? 그렇습니다. 사면 되지요. 그러나 낚시도 계속 하다 보면 남다른 취향과 요구가 생기는데, 모든 것이 다 시장에 있지는 않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이고, 이미 좋아하는 낚싯대의 일부분만 개량하거나 고쳐서 계속 쓰고 싶다는 것이 다른 이유입니다.
예컨데, 위 사진 오른쪽의 가이드는 탄화 실리콘 고리에 타이태니움 몸체인데 왼쪽의 구형 싸구려보다고리 소재의 열 전도율이 5-7배나 높아서 낚싯줄과의 마찰열이 빠르게 분산됩니다. 그래서 고기가 강하고 빠르게 도망갈 때 낚싯줄이 열에 의해 끊어지는 확률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고리를 싸고 있는 금속의 마무리도 낚싯줄에 흠집을 내지 않도록 고리 안으로 말려들어가 있습니다. 무게도 가벼워서 낚싯대를 조금이라도 더 예민하고 신속히 반응하도록 합니다. 이미 좋아하는 낚싯대에 더욱 좋은 부품을 더해 개량하면, 새로 사는 것보다 훨씬 큰 만족감과 애착을 느끼며 계속 쓸 수 있습니다.
이 선반으로 이번에 고친 낚싯대는 제 주문에 따라 몇 년 전 친구가 만들어 준 것인데, 낚시가 스치는 강 바닥의 자갈 크기와 미끼를 따라오는 고기의 입 모습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예민하고, 고기를 건 다음에는 고기의 달아나려는 몸짓을 생생히 알게 해주며, 필요할 때 고기를 마음놓고 당길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면서도 질긴 낚시대 입니다. 다른 것은 다 좋은데, 제작시 채용한 릴 부착용 고리가 마음에 들지않아서 다른 것으로 교환하고 싶었는데 그 작업엔 선반이 꼭 필요했습니다.
회전의 감속과 동시 토크를 올리려고 풀리를 깎아 끼우고 벨트로 구동합니다. 낚싯대 고정용 척은 드릴에서 떼어낸 척을 이용했고, 척을 돌리는 축은 나무 속의 보이지 않는 베어링으로 지지했습니다. 베어링을 지지하는 나무 기둥은 비틀림이나 변형을 방지하려고 같은 결의 나무 두장을 마주 접합해서 썼습니다. 선반은 손잡이 등을 깎아내거나 가이드에 실을 감아 부착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이 선반으로 작업하기 전의 낚싯대 모습입니다. 손잡이의 모습과 금속제 고리를 보십시요.
이 낚싯대를 선반에 붙여 앞 부분의 손잡이를 일자로 갈아내고 금속 링을 빼냈습니다. 그 다음 새로운 카본 플라스틱 링을 끼우고, 링이 빠지지 않도록 코르크를 위의 끝 부분에 더 붙이고 다시 모양을 다듬었습니다.
떼어내었던 가이드를 다시 붙이려면 실로 잘 감고 에폭시 접착제를 골고루 발라주어야 합니다. 이때, 접착제가 굳을 때까지 낚시대를 돌려주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접착제가 한쪽으로 쏠리게 됩니다.
그렇게 돌리는 기구를 "드라이어"라고 부르는데, 아마도 에폭시 이전의 건조형 수지를 접착제로 쓰던 시절에 굳어진 이름일 것입니다. 드라이어 헤드도 만들었습니다. 분당 7회전의 감속 모터에 낚시대를 고정할 고무 바퀴 나사에 마추어서 이어줄 금속 축을 깎아 붙이고, MDF와 알미늄 판으로 위치를 잡아 세웠습니다.
선반의 구동 헤드, 드라이어 헤드 낚싯대 거치대 등 모든 부분의 바닥 판은 V자 모양의 홈이 건축용 알루미늄 자를 따라 정열되며 위치가 조절되도록 했습니다.
낚싯대는 에폭시가 굳을 때까지 이런 모습으로 돌고 있어야 합니다.
생소하고 관심이 별로 없는 분야이리라 생각합니다만, 일견 단순해 보이는 낚시만 해도 수없이 즐기고 생각할 요소가 있으며, 그 바탕은 과학이나 예술 분야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잠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듯하여 글 올려봅니다.
권태로운 평화
요즘은 어느 때보다도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러나 마음이 그만큼 기쁘지는 않다.
고요와 평화의 바탕에 무기력과 절망이 도사린 듯 느낀다.
무기력과 절망에서 오는 고요함과 평화에 얼마나 값을 쳐줄까?
값싼 평화보다는 폭력적일지언정 혁명적 혼돈과 전율을 느끼고 싶다.
각각 다른 유전자가 각인된 나의 가슴과 머리는 늘 서로 싸운다.
만족스러운 평화는 가슴과 머리가 휴전하는 동안 잠시 올 뿐이다.
음악에 취한 가슴과 머리는 잠시 싸움을 멈추기에
나는 음악으로 종종 이들을 달래려 한다.
웬 떡? - II
오늘은 두 군데의 구세군 자선 매장에 들렀다.
새로 들어온 판이 없는 듯하다. 그나마 속지와 리버레토가 있는
카르멘이 한 장 있어서 그저 그런 두 장의 다른 판과 함께 집어왔다.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1964년 공연 내용의 녹음 하일라이트다.
판 상태를 보니 제법 깨끗하다.
서곡과 소년들의 합창에 이어 "하바네라" 그리고 "세귀디야" 가 나온다.
칼라스 말고 어느 누가 이런 표현을 할 수 있겠는가.
휘몰아치는 흥분과 격정으로 카르멘의 유혹에 빠져 들어간다.
극 중의 카르멘은 춤과 노래와 눈빛과 냄새로 유혹하지만, LP의
칼라스는 단지 목청 하나만으로 나를 미치게 한다.
뒷면 카드 삼중창에서 다이아몬드와 스페이드의 죽음을 암시하는
점괘 부분에 이르자 격앙된 감정에 겹쳐진 죽음의 예감으로
목이 막히며 눈물이 올라온다.
내가 감정 과잉이었는지도 모르나, 이렇게 진한 감정의 흐름은
그리 자주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판은 상당히 많이 출판된 듯하다.
CD라도 구해 한번 들어보시라.
새로 들어온 판이 없는 듯하다. 그나마 속지와 리버레토가 있는
카르멘이 한 장 있어서 그저 그런 두 장의 다른 판과 함께 집어왔다.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1964년 공연 내용의 녹음 하일라이트다.
판 상태를 보니 제법 깨끗하다.
서곡과 소년들의 합창에 이어 "하바네라" 그리고 "세귀디야" 가 나온다.
칼라스 말고 어느 누가 이런 표현을 할 수 있겠는가.
휘몰아치는 흥분과 격정으로 카르멘의 유혹에 빠져 들어간다.
극 중의 카르멘은 춤과 노래와 눈빛과 냄새로 유혹하지만, LP의
칼라스는 단지 목청 하나만으로 나를 미치게 한다.
뒷면 카드 삼중창에서 다이아몬드와 스페이드의 죽음을 암시하는
점괘 부분에 이르자 격앙된 감정에 겹쳐진 죽음의 예감으로
목이 막히며 눈물이 올라온다.
내가 감정 과잉이었는지도 모르나, 이렇게 진한 감정의 흐름은
그리 자주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판은 상당히 많이 출판된 듯하다.
CD라도 구해 한번 들어보시라.
웬 떡?
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세군 자선 매장에 잠시 들렀다.
별 볼일 없는 음반만 뒤지며 시큰둥하던 참에 무언가 눈에 뜨인다.
BBC STEREO TEST DISC!
그렇지 않아도 하나 구하려고 뒤졌지만 마땅한 것도 없었고, 이베이 등을
통해 구하려니 상태가 미덥지 않아 망설이고 있던 참이었다.
뭔가 선업을 많이 하기는 했나 보다.^^
판을 꺼내 상태를 보니 잔 흠집이나 사용 흔적도 거의 없는 완벽한 상태.
야~~~ 심봤다!
부리나케 집에 와서 오뎅 안주로 한잔하고서 음악실로 달음질친다.
겉표지의 설명을 읽으니 사용과 확인이 아주 쉽다.
설명을 따라 하나하나 들으며 잘못된 것이 없었는지 확인해본다.
좌우, 위상, 안티 스케이팅, 주파수 특성, 좌우 분리도, 턴테이블 와우/플러터/럼블...
아무 이상이 없이 완벽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같은 범위의 확인을 하는 데, 이 판이 없었으면 몇 배의 수고와 시간이 들고도
판정 결과에 그만한 믿음이 가지 않는다.
아~~~ 심봤다.
(값은 좀 비싸다. 99전이 뭐냐, 다른 매장에선 75전인데.)
별 볼일 없는 음반만 뒤지며 시큰둥하던 참에 무언가 눈에 뜨인다.
BBC STEREO TEST DISC!
그렇지 않아도 하나 구하려고 뒤졌지만 마땅한 것도 없었고, 이베이 등을
통해 구하려니 상태가 미덥지 않아 망설이고 있던 참이었다.
뭔가 선업을 많이 하기는 했나 보다.^^
판을 꺼내 상태를 보니 잔 흠집이나 사용 흔적도 거의 없는 완벽한 상태.
야~~~ 심봤다!
부리나케 집에 와서 오뎅 안주로 한잔하고서 음악실로 달음질친다.
겉표지의 설명을 읽으니 사용과 확인이 아주 쉽다.
설명을 따라 하나하나 들으며 잘못된 것이 없었는지 확인해본다.
좌우, 위상, 안티 스케이팅, 주파수 특성, 좌우 분리도, 턴테이블 와우/플러터/럼블...
아무 이상이 없이 완벽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같은 범위의 확인을 하는 데, 이 판이 없었으면 몇 배의 수고와 시간이 들고도
판정 결과에 그만한 믿음이 가지 않는다.
아~~~ 심봤다.
(값은 좀 비싸다. 99전이 뭐냐, 다른 매장에선 75전인데.)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올해 4월 이 세상을 떠나 멀리 있는 Ekaterina Maximova. 그녀의 요정과 같이 아름다운 모습과 움직임은 이 세상의 것으로 느껴지지 않기에 신비로움에 숨이 막히며, 이 세상에 난무한 속된 욕정이 감히 범접하지 못한다.
1939년 2월 1일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녀가 무대에 선 모습을 실제로 볼 기회는 없었고, 그러는 동안 그녀는 다시 이승에 돌아올 수 없는 영혼이 되었다.
지금껏 사는 동안 금전의 힘이 그다지 부럽지 않았으나, 현존하는 대가들의 실황 공연을 자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엔 그런 마음이 바뀐다.
그래도 유튜브라도 있어서 짝퉁이나마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복 받은 인생인가!
촌놈 재즈 페스티발에 가다 - 3
친한 기타리스트가 무대에 있는 걸 보고 데니스에게 한껏 자랑하고, 기분난 김에 음악에 맞취 덩실덩실 몸을 흔들고 있으려니 옆에서 왠 여인이 말을 겁니다.
돌아보니 필요한 용무가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마음가는 스타일도 아닙니다. 어색해서 잠시 멍하니 있다가 나 할 바만 하고 있으니 자리를 슬쩍 옮깁니다. 자세히 주위를 둘러보니 각 연령층의 남녀가 총총한데, 쌍쌍이 온 사람도 많지만 뽕도 따고 님도 만나러 온 사람들도 꽤 있는 눈치입니다. 저야 초지일관성 인물이니 잡생각 없이 흘러가는 음악에 몸과 마음을 맏깁니다.
한바탕 음악에 맞춘 율동으로 기를 순환시키고, 영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Neil Cowley가 이끄는 트리오의 공연을 보려 실내 연주장으로 발을 총총이 옮깁니다. 이번엔 공연 시작보다 조금 앞서서 좌석을 확보하려는 겁니다.
전통 재즈의 냄새보다는 클래식 풍의 주법에 팝 리듬도 가미되고 조지 윈스턴 냄새도 나는 연주이지만, 피아노가 부숴질까 염려될 정도로 정열적으로 두드리는 통에 가상하게 여긴 관객의 기립 박수를 두번이나 받고 앙코르에도 응합니다.
"열심히 하는 자에게 무한한 갈채가 있으라!"
열심히 한 것도 점수를 땄지만, 아무래도 영국계 캐나디안들의 성원도 작용한 듯합니다.
앙코르 곡이 끝나자 바로 옆의 다른 공연장으로 얼른 자리를 옮깁니다. "주노 어워드"를 두번 수상한 바 있는 밴쿠버 출신의 여류 베이시스트 Joni Proznick의 공연이 곧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자리를 잡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는 동안, Joni와 그 밴드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는데, 피아노를 연주하는 Tilden Webb은 Joni의 남편이랍니다. 잠시후 밴드가 등장하는데, 상상과 다른 Joni의 모습에 놀랍니다.
여류 베이시스트가 원래가 드물기도 하지만 베이스 연주자 치고는 너무 체격이 아담사이즈, 아니 난장이 급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유명 연주자인 Ron Carter, Ray Brown, Stanley Clark, Jako Pastorius 등등은 한결같이 악기 만큼이나 키가 크고 손도 보통 사람의 두 배는 되는 듯이 보이는데, 반토막 정도의 예쁜 여자가 휘하의 연주자들을 끌고 나타나서 자기 몸보다 큰 악기 뒤에 매달리니 깜놀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연주 목록은 Joni의 고양이에서 영감을 얻은 자작곡과 비교적 잘 알려진 스탠더드 목록이었는데. 연주가 시작되자 체격에서 나온 선입견은 바로 사라졌습니다.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의 모습으로 연주를 하는데도 악기를 다루는 솜씨가 어찌나 민첩하고 당찬지, "주노 어워드" 수상 기록은 동정표가 전혀 개입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느 명 연주자와 겨뤄도 손색없는 연주였습니다. 정확하면서도 힘과 감정이 제대로 실린 연주! 연주를 하면서도 동료 연주자를 독려하여 응답을 이끌어내고 전체의
조율을 살피는 리더로서의 카리스마도 여성미를 지키는 가운데 발휘하니, 처음에 가졌던 선입견으로부터의 미안함을 훨씬 넘는 존경심이 우러나는 것이었습니다.
Joni의 공연이 끝나고 시계를 보니 대략 8시가 넘었는데, 데니스는 그냥 집에 가기가 영 애석한 눈치입니다. 그래서 야외 무대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Five Alarm Funk"라는 10인조 밴드의 공연을 보려 발을 옮깁니다.
해는 기울어가는데, 저물어가는 하루가 아쉬워하며 마지막 순간을 장식하려는 사람들이 잔디밭과 공원을 메우고 있습니다. 즐겁고 환한 표정에 잘 보낸 하루가 담겨 있습니다. 모르던 사이라도 짤막한 이야기를 나누고 금새 친해져서 분위기를 나눕니다. 뜻밖에도 오십 세 이상 되어 보이는 탱급 인사들도 많은데, 저무는 청춘을 불나방 같이 불사르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남의 일 같지만은 않습니다.^^
시간으로 보아 피곤할 때도 되었으나, 재미를 만끽하며 보낸 하루라 그런지 하루가 마냥 짧다는 아쉬움만 더 생깁니다.
집에 들어오는 길 내내,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데니스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내년의 밴쿠버 재즈 페스티발 기간 중엔 더욱 부지런하게 꼽사리껴서 청춘의 시계을 거꾸로 확 돌려보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페리에서 창밖을 향해 한장 찍어봅니다. 내년에 더욱 자주 볼 야경인 듯합니다.^^
촌놈 재즈 페스티발에 가다 - 2
아마 밴쿠버 재즈 페스티발에 이토록 많은 무료 관람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오늘이 처음이지는 않았을텐데 하고 아까운 마음이 생깁니다.
밴쿠버 재즈 페스티발은 올해로 25주년인 역사를 갖고 있는데, 밴쿠버 시, 밴쿠버 예술 협의회, 캐나다 유물청이 지원하고 TD 은행과 여러 사업체가 재정 협찬을 하여 행사가 진행됩니다.
이번 기간만 해도 160회가 넘는 무료 공연이 여기저기에서 나누어 열렸다는 것을 알고 나니,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지낸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제, 전편 이야기에 이어서-
Chet Doxas Quartet의 연주를 듣고 나서 시장기를 느꼈는지 데니스가 점심을 먹지 않겠느냐 묻습니다. 연주장 앞 광장의 한 귀퉁이 임시 판매점에서 도그와 커피로 간단히 요기하며 잡담을 하고는 옆의 공연실에서 "Gratkowsky, Babin, van der Schyff" 3인조의 즉흥 free jazz 연주를 기다립니다.
연주회장에서 연주자를 기다리는 베이스 클라리넷이 인상적입니다. 연주 장면은 촬영을 허락하지 않아서 없습니다.
클라리넷, 콘트라베이스, 드럼 및 타악기로서 삼중주인 이들의 연주는 무질서해 보이는 온갖 소리로 즉흥 표현을 하고 각각의 소리를 통해 난해해 보이는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음악적 질서와 규칙이 없어 보여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무질서의 총화는 겉에 드러나지 않는 새로운 질서의 울타리를 만들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음악과 함께 호흡하며 여러가지 감정과 느낌의 롤러코스터에서 흥분감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보고는 문득 놀랐습니다.
"자연의 하나하나 요소는 정해진 규칙이 없고 제각각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그 모든 총화는 자연의 질서 속에서 하나가 되어 빛나고 있지 않은가."
문득 그러한 생각이 들면서, 이들의 음악이 음악으로서 생소하기는 해도 어떤 의미로는 더욱 자연적이라는 이해가 생겼습니다. 그러한 이해는 새로운 발견의 기쁨이기도 했는데, 오늘의 가장 의미있는 부분으로서 뿌듯하게 번져옵니다.
아쉬운 여운을 가라앉히며 아까의 공연장으로 돌아가 보니 "The Michael Zible Group"이 한창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밴쿠버 태생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는 색소포니스트 Zibler의 그룹은 메인스트림 계열의 익숙한 곡들을 착실하게 연주하는지라 집에서 듣던 음악들이 연주장에서는 어떻게 소리가 날지 다시금 세밀히 비교하며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결국, 집에서 느끼는 정도의 음질이라면 대가의 명연주를 음반으로 듣는 것이 왠만한 실황보다 실속이 있다는 것을 재차 확신합니다.
이 공연 전에 느낀 즉흥 연주에서의 강한 인상에 비하면 느낌이 평이하고 모두가 익숙한 곡들이어서 연주 끝까지 기다리지 않고 새로운 분위기를 맞으려 야외 공연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Robert Wilson and Blackbird P.A."라는 다소 긴 이름을 가진 펑크 록 그룹인데 낯익은 얼굴이 있었습니다. 왼편의 기타리스트는 "Jon Roper"라는 10년 지기 단골 고객이자 말동무인데, 예기치 않게 무대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니 신나는 것은 물론 어깨가 으쓱해져서 데니스에게 자랑을 마구 늘어 놓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후편에...
밴쿠버 재즈 페스티발은 올해로 25주년인 역사를 갖고 있는데, 밴쿠버 시, 밴쿠버 예술 협의회, 캐나다 유물청이 지원하고 TD 은행과 여러 사업체가 재정 협찬을 하여 행사가 진행됩니다.
이번 기간만 해도 160회가 넘는 무료 공연이 여기저기에서 나누어 열렸다는 것을 알고 나니,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지낸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제, 전편 이야기에 이어서-
Chet Doxas Quartet의 연주를 듣고 나서 시장기를 느꼈는지 데니스가 점심을 먹지 않겠느냐 묻습니다. 연주장 앞 광장의 한 귀퉁이 임시 판매점에서 도그와 커피로 간단히 요기하며 잡담을 하고는 옆의 공연실에서 "Gratkowsky, Babin, van der Schyff" 3인조의 즉흥 free jazz 연주를 기다립니다.
연주회장에서 연주자를 기다리는 베이스 클라리넷이 인상적입니다. 연주 장면은 촬영을 허락하지 않아서 없습니다.
클라리넷, 콘트라베이스, 드럼 및 타악기로서 삼중주인 이들의 연주는 무질서해 보이는 온갖 소리로 즉흥 표현을 하고 각각의 소리를 통해 난해해 보이는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음악적 질서와 규칙이 없어 보여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무질서의 총화는 겉에 드러나지 않는 새로운 질서의 울타리를 만들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음악과 함께 호흡하며 여러가지 감정과 느낌의 롤러코스터에서 흥분감을 즐기고 있는 자신을 보고는 문득 놀랐습니다.
"자연의 하나하나 요소는 정해진 규칙이 없고 제각각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그 모든 총화는 자연의 질서 속에서 하나가 되어 빛나고 있지 않은가."
문득 그러한 생각이 들면서, 이들의 음악이 음악으로서 생소하기는 해도 어떤 의미로는 더욱 자연적이라는 이해가 생겼습니다. 그러한 이해는 새로운 발견의 기쁨이기도 했는데, 오늘의 가장 의미있는 부분으로서 뿌듯하게 번져옵니다.
아쉬운 여운을 가라앉히며 아까의 공연장으로 돌아가 보니 "The Michael Zible Group"이 한창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공연 전에 느낀 즉흥 연주에서의 강한 인상에 비하면 느낌이 평이하고 모두가 익숙한 곡들이어서 연주 끝까지 기다리지 않고 새로운 분위기를 맞으려 야외 공연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Robert Wilson and Blackbird P.A."라는 다소 긴 이름을 가진 펑크 록 그룹인데 낯익은 얼굴이 있었습니다. 왼편의 기타리스트는 "Jon Roper"라는 10년 지기 단골 고객이자 말동무인데, 예기치 않게 무대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니 신나는 것은 물론 어깨가 으쓱해져서 데니스에게 자랑을 마구 늘어 놓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후편에...
촌놈 재즈 페스티발에 가다 - 1
일요일 아침, 날씨가 찌부두하니 몸도 날씨를 흉내냅니다. 15분만 더 있다 일어나자고 게으름을 핍니다. 전화 신호음에 잠이 깨어 일어나니 11시. 잠깐 더 눈붙이자던 15분이 두 시간으로 둔갑했습니다.
"전에 말한 밴쿠버 재즈 페스티발 무료 공연에 함께 가겠는가", 데니스의 전화입니다. 데니스는 손님이자, 음악을 함께 듣는 친구이자, 아들 학교 동무의 아버지입니다. 견인선 선장이자 도선사인데, 조상이 우크라이나에서 온 캐나다인입니다. 대학에선 문학을 전공했는데, 음악에 관심이 깊어서 녹음과 편집에 관한 직업 교육을 받기도 했고, 학창 시절엔 오디오 기기 판매점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 후 데니스가 집으로 데리러 왔습니다. 데니스가 일하는 견인선 회사가 계약한 주차장이 노스 밴쿠버 선착장에 있어서, 거기에 차를 두고 페리로 내만을 가로질러 다운타운의 재즈 페스티발 장소로 가려는 것입니다.
노스 밴쿠버 선착장에 매어진 데니스의 3번 견인선입니다.
선착장에서도 일요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소규모 공연이 있습니다. 엘비스 아류를 복고한 한 무명 가수가 흥에겨워 춤추는 아줌마 아저씨에 둘러싸인 간이 무대에서 한껏 폼을 잡고 있습니다.
데니스 설명을 들으니 오늘이 페스티발의 마지막 날이고 "The Roundhouse"라는 장소에서 종일 무료 공연이 있답니다. 나중에 자료를 보니 유월 이십오 일부터의 행사에는 조지 벤슨, 칙 코리아, 존 스코필드, 스탠리 클락, 페기 리 등의 잘 알려진 아티스트를 비롯 세계 각처에서 온 수 십 그룹의 재즈 음악가들이 오늘까지 십 일 간 공연해 왔다고 합니다. 레코드에만 만족하며 음악을 즐기다 보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The Roundhouse"라는 이름은 옛날 기차의 종착점인 이곳에 기차의 방향을 180도로 돌려 놓아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 커다란 둥근 건물 안에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오른 쪽에 등이 보이는 가죽 조끼를 걸친 인물이 데니스입니다. 나이는 이제 육십 초입인데 스타일은 꽤 젊습니다.
2시 반 쯤에야 도착한 공연은 "The Chet Doxas Quartet"이라는 모레알(몬트리올) 출신의 그룹인데 그들의 창작곡을 연주합니다. Chet은 색소폰을, 동생은 드럼을 맡아 음색과 기량이 뛰어난 연주를 펼치는데, 음색과 기교에 치중하고 소울은 얕은 편이어서 느낌은 크게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 중 소득이라면 집에서 듣던 오디오 음의 톤이 실제 음과 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고, 그 점에서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단, 다이내믹 레인지 만큼은 절대로 실황에 미칠 수 없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레코딩과 재생의 한계일 것입니다.
이 그룹과 공연장 주변의 사진입니다.
원래 공공 장소에서 음주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만, 재즈와 술은 찰떡 궁합이니 한편에 금줄을 쳐서 격리하고 술을 팔고 있습니다. 매사에 법을 칼같이 적용하지만, 사람 사는 맛을 우선하는 융통성도 잘 발휘합니다. 당근, 수익금은 이 페스티발과 음악가를 지원하는 기금으로 쓰입니다.
나머지는 후편에 이어집니다.^^
"전에 말한 밴쿠버 재즈 페스티발 무료 공연에 함께 가겠는가", 데니스의 전화입니다. 데니스는 손님이자, 음악을 함께 듣는 친구이자, 아들 학교 동무의 아버지입니다. 견인선 선장이자 도선사인데, 조상이 우크라이나에서 온 캐나다인입니다. 대학에선 문학을 전공했는데, 음악에 관심이 깊어서 녹음과 편집에 관한 직업 교육을 받기도 했고, 학창 시절엔 오디오 기기 판매점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 후 데니스가 집으로 데리러 왔습니다. 데니스가 일하는 견인선 회사가 계약한 주차장이 노스 밴쿠버 선착장에 있어서, 거기에 차를 두고 페리로 내만을 가로질러 다운타운의 재즈 페스티발 장소로 가려는 것입니다.
노스 밴쿠버 선착장에 매어진 데니스의 3번 견인선입니다.
선착장에서도 일요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소규모 공연이 있습니다. 엘비스 아류를 복고한 한 무명 가수가 흥에겨워 춤추는 아줌마 아저씨에 둘러싸인 간이 무대에서 한껏 폼을 잡고 있습니다.
데니스 설명을 들으니 오늘이 페스티발의 마지막 날이고 "The Roundhouse"라는 장소에서 종일 무료 공연이 있답니다. 나중에 자료를 보니 유월 이십오 일부터의 행사에는 조지 벤슨, 칙 코리아, 존 스코필드, 스탠리 클락, 페기 리 등의 잘 알려진 아티스트를 비롯 세계 각처에서 온 수 십 그룹의 재즈 음악가들이 오늘까지 십 일 간 공연해 왔다고 합니다. 레코드에만 만족하며 음악을 즐기다 보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The Roundhouse"라는 이름은 옛날 기차의 종착점인 이곳에 기차의 방향을 180도로 돌려 놓아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 커다란 둥근 건물 안에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오른 쪽에 등이 보이는 가죽 조끼를 걸친 인물이 데니스입니다. 나이는 이제 육십 초입인데 스타일은 꽤 젊습니다.
2시 반 쯤에야 도착한 공연은 "The Chet Doxas Quartet"이라는 모레알(몬트리올) 출신의 그룹인데 그들의 창작곡을 연주합니다. Chet은 색소폰을, 동생은 드럼을 맡아 음색과 기량이 뛰어난 연주를 펼치는데, 음색과 기교에 치중하고 소울은 얕은 편이어서 느낌은 크게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 중 소득이라면 집에서 듣던 오디오 음의 톤이 실제 음과 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고, 그 점에서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단, 다이내믹 레인지 만큼은 절대로 실황에 미칠 수 없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레코딩과 재생의 한계일 것입니다.
이 그룹과 공연장 주변의 사진입니다.
원래 공공 장소에서 음주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만, 재즈와 술은 찰떡 궁합이니 한편에 금줄을 쳐서 격리하고 술을 팔고 있습니다. 매사에 법을 칼같이 적용하지만, 사람 사는 맛을 우선하는 융통성도 잘 발휘합니다. 당근, 수익금은 이 페스티발과 음악가를 지원하는 기금으로 쓰입니다.
나머지는 후편에 이어집니다.^^
다시 맞은 쿼드 ESL57 - 2
만수국 씨를 싹 틔워 화분에 옮겼더니 아주 잘 자라서 꽃이 쉬지 않고 핍니다.
이민 오자마자 처음 들인 스피커가 "쿼드 57"이었습니다.
광고를 보고 "크레이그"라는 동갑내기 캐나디안 고물 수집가에게서 샀는데,아주 괴팍하기로 소문난 사람입니다. 크레이그와는 아직도 친하게 지냅니다. 그 당시 몇 달 동안 음악에 굶주려 있다, 쿼드에서 울려나오는 소리에 넋을 잃고
밤을 새웠습니다. 정말 살아있는 듯한 소리, 마른 목을 부드럽게 적셔주는 샘물과 같은 소리,그런 소리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 쿼드는 몇 달 뒤 알텍 "604-8H"에 자리를 내어주고 다른 곳으로 팔려갑니다. 진동판 몇 곳이 방전으로 손상되어 볼륨을 마음 놓고 올릴 수 없었고, 파괴력 있거나 장중한 저음이 그리울 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다른 스피커와 지내는 중에도 쿼드의 샘물과 같은 신선 명료함, 산들 바람과 같이 피부에 닿는 자연스러움은 문득문득 그리움을 불러일으키곤 했습니다. 그리움은 만남을 불러오는지...
그 쿼드가 지금 제 앞에 서 있습니다.
기대를 가득 안고 음악을 걸어봅니다. 지금껏 다른 스피커에 길들여진 레파토리를 얹고 들으니 저음의 부드러움과 양보된 표현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전에 쿼드로 잘 들었던 음악도 꺼내보고 아무튼 골고루 들어봅니다.
우선 "케니 드루"의 녹음을 얹어봅니다. 아 감동입니다! "도날드 버드"의 트럼펫 연주가 가상 현실로 눈앞에 전개됩니다. 이렇게 연주했었구나! 트럼펫의 마우스피스가 입술에 닿는 각도와 밀착도 변화가 연상되고, 입술에 침이 얼마나 발렸는지도 보입니다. 어떤 다른 스피커에서는 이런 부분이 절대 보일 것 같지 않습니다.
벨헬름 켐프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즉흥곡에서 중고역 타건은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소리가 새벽 맑은 샘물에 번지는 동심원처럼 번져나옵니다. 소리 자체의 느낌만으로도 온 몸에 환희의 전류가 찌르륵 흐릅니다.
애띠었던 날 이선희의 녹음을 올려봅니다. 전에 듣던 이선희의 가창력 점수가 90점이라면 쿼드로 듣는 점수는 갑자기 120점으로 점프합니다.
"조르쥬 무스타키"의 곡을 들으니 파리의 거리와 공원에서나 남직한 냄새가 여러가지 섞여서 납니다. 옆에서 거들어주는 다른 보컬들이 각각의 위치에서 홀로그램처럼 피어오릅니다.
작곡의 음악성이니, 연주의 기량이니 등을 초월해서, 쿼드로 듣는 음악은 음 자체가 아름답고 살갑기만 합니다. 음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노라면 평소에 듣지 않던 곡까지 다 거치고 녹음이 다 지났음을 알리는 잡음에 이르곤 합니다.
기능에 관련된 부분을 완벽히 정비한 쿼드는 그전에 쓰던 쿼드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좌우의 차이가 없이 소리가 고르고, 소리의 양에 있어서는 불만이 없을 정도로 저음이 풍성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최고이기를 기대한다면, 기대하는 사람이 잘못입니다. 도도하거나 거만하거나 공격적인 표현, 집어 삼킬 듯 으르렁거리는 피아노의 낮은 음 타건, 한 뭉테기 튀어나오는 킥 드럼의 펀치, 베이스 연주에서 딱딱 끊기는 피치카토의 단호함이나 현을 때리듯 퉁길 때 나오는 통쾌함, 아랫도리가 풍만하게 가라앉아 떨리며 퍼지는 첼로 등을 기대하기란 무리입니다.
그러나 웬지 모를 듯 사실적이고 살갑게 와 닿는 소리, 온 종일 들어도 또 듣고 싶은 소리, 맑고 신선한 공기에 퍼지는 이른 아침의 새 소리와 실개울 소리가 아우러진 소리, 세련되고 깔끔한 맛과 향이라 비유될 듯한 소리, 갇히지 않아 막힘이 없고 살며시 떠올라 손짓하는 소리, 예쁘디 예쁘게 애간장 녹이며 미치게 하는 소리, 풀잎 끝 영롱한 물방울 냄새를 알리는 소리...
이러한 소리가 쿼드의 소리라면, 그 밖의 다른 것을 흠잡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다시 맞은 쿼드 ESL 57 - 1
오랜 단골인 "짐"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은퇴해서 먼 데로 이사가는데, 쿼드 스피커는 네게 주고 싶다. - 댓가는 어떻게 해줄까? 그냥 가져라... 혹시 조그만 스피커 아무거나 한 조 있으면 다고... 없으면 말고.
짐이 며칠 전 스피커를 가지고 왔습니다. 마침 아담한 영국제 리크 스피커 한 조가 있어서 답례로 주고 즐거운 은퇴 생활을 기원하며 작별합니다.
쿼드 ESL 57 스피커의 앞과 뒤 모습입니다.
보통 스피커와는 달리 납작한 평면이죠?
정전형 스피커 또는 컨덴서 스피커라고도 불리는데, 고압으로 대전된 철망 형태의 두 대전판 사이에서 얇은 마일라 재질의 진동판이 고압이 가해진 음향 신호의 정전기 흡인량에 따라 앞뒤로 진동해서 소리가 납니다. 좌우에 저음용 진동판이, 중앙에 고음용 진동판이 있습니다. 고음용 진동판은 3부위의 구획이 있는데, 가운데 줄이 가장 높은 음을 담당합니다. 그러니 실상은 3웨이 스피커인 셈입니다.
고압으로 진동판과 전극판을 대전해야 하므로 저음 용으로 6000볼트와 고음 용으로 1500볼트의 전압 발생 장치가 필요합니다. 뿐만아니라 앰프에서 나온 출력 전압도 백 몇십 배로 높여서 진동 효율을 높이도록 승압 트랜스도 필요합니다.
아주 얇고 가벼워서 관성이 적은 진동판 전체가 동시에 진동하므로 진동판의 움직임이 빠르고 정지 동작도 빨라서 일반 스피커에 비할 수 없이 응답성이 높고 오버슈트도 작습니다. 이런 물리적 특성은 정전형 스피커 특유의 음질을 보여주는데, 일반적으로 말하는 중고역의 자연스러움과 투명함, 그리고 전체적으로 거부감이 없는 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반대로 충격있고 에너지가 가득한 저음의 재생에는 불리함을 안고 있습니다.
물리적으로는 앞 뒤 면 대부분에 해당하는 면적의 얇은 진동판이 있어서 잘못 다룰 경우 파손 가능성이 높고, 정전기에 의한 먼지 흡착이 빠르며, 먼지 흡착에 의한 음질 변화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리하게 구동하면 진동판과 전극 사이에서 방전이 일어나서 진동판이 파손되는데, 그 경우 수리가 곤란하고 수리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조한 지 수십 년이 지난 요즘은 상태가 확실한 물건을 발견하기가 하늘에 별따깁니다.
저 스피커를 검사하기 위해서 뜯어보았습니다.
이미 예상한 일이지만 보시는 바와 같이 먼지가 가득합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먼지를 제거하고 진동판을 먼지로부터 차단하는 보호막을 정성스레 닦았습니다.
닦아낸 보호막 안으로 보이는 구멍난 판이 전극이고 그 뒤에 진동판이 있습니다. 전극과 진동판을 샅샅이 검사했는데, 아무데도 과입력에 의한 방전 흔적이 없습니다. 겉모습과는 달리 진동판은 거의 새 것과 같은 상태입니다.
"""""땡잡았다"""" ^@@^
이번엔 고압 발생 장치를 점검합니다. 일반 테스터로는 정확한 전압 측정이 불가능하지만, 측정후 논리적으로 유추해 본 고압은 두 스피커 모두 현저히 낮아 보입니다.
스피커 뒤에는 고 전압 발생 장치의 일부인 트랜스가 있고 그 위에 정류 및 전압을 여러 배 곱해주는 고압 유닛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고압 유닛은 방전을 방지하려고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어 파라핀으로 함침했는데, 사진의 고압 유닛은 파라핀을 녹여서 빼낸 장면입니다.
고압 유닛의 부품을 검사해 보니 다이오드 몇 개가 불량입니다. 모든 다이오드를 더욱 우수한 신형으로 모두 바꾸고 다시 원 상태 대로 파라핀을 함침합니다.
성능을 크게 좌우하는 두 요소인 '진동판 패널'과 '고압 장치' 중 진동판 패널은 새것과 진배없고, 고압 장치는 정성을 다해 새 것 보다도 더 좋게 만들었으니 이제 조립해서 들어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조립하고 옮겨서 음악실에 세팅한 모습입니다.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감상과 평은 후편에...
은퇴해서 먼 데로 이사가는데, 쿼드 스피커는 네게 주고 싶다. - 댓가는 어떻게 해줄까? 그냥 가져라... 혹시 조그만 스피커 아무거나 한 조 있으면 다고... 없으면 말고.
짐이 며칠 전 스피커를 가지고 왔습니다. 마침 아담한 영국제 리크 스피커 한 조가 있어서 답례로 주고 즐거운 은퇴 생활을 기원하며 작별합니다.
쿼드 ESL 57 스피커의 앞과 뒤 모습입니다.
보통 스피커와는 달리 납작한 평면이죠?
정전형 스피커 또는 컨덴서 스피커라고도 불리는데, 고압으로 대전된 철망 형태의 두 대전판 사이에서 얇은 마일라 재질의 진동판이 고압이 가해진 음향 신호의 정전기 흡인량에 따라 앞뒤로 진동해서 소리가 납니다. 좌우에 저음용 진동판이, 중앙에 고음용 진동판이 있습니다. 고음용 진동판은 3부위의 구획이 있는데, 가운데 줄이 가장 높은 음을 담당합니다. 그러니 실상은 3웨이 스피커인 셈입니다.
고압으로 진동판과 전극판을 대전해야 하므로 저음 용으로 6000볼트와 고음 용으로 1500볼트의 전압 발생 장치가 필요합니다. 뿐만아니라 앰프에서 나온 출력 전압도 백 몇십 배로 높여서 진동 효율을 높이도록 승압 트랜스도 필요합니다.
아주 얇고 가벼워서 관성이 적은 진동판 전체가 동시에 진동하므로 진동판의 움직임이 빠르고 정지 동작도 빨라서 일반 스피커에 비할 수 없이 응답성이 높고 오버슈트도 작습니다. 이런 물리적 특성은 정전형 스피커 특유의 음질을 보여주는데, 일반적으로 말하는 중고역의 자연스러움과 투명함, 그리고 전체적으로 거부감이 없는 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반대로 충격있고 에너지가 가득한 저음의 재생에는 불리함을 안고 있습니다.
물리적으로는 앞 뒤 면 대부분에 해당하는 면적의 얇은 진동판이 있어서 잘못 다룰 경우 파손 가능성이 높고, 정전기에 의한 먼지 흡착이 빠르며, 먼지 흡착에 의한 음질 변화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리하게 구동하면 진동판과 전극 사이에서 방전이 일어나서 진동판이 파손되는데, 그 경우 수리가 곤란하고 수리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조한 지 수십 년이 지난 요즘은 상태가 확실한 물건을 발견하기가 하늘에 별따깁니다.
저 스피커를 검사하기 위해서 뜯어보았습니다.
이미 예상한 일이지만 보시는 바와 같이 먼지가 가득합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먼지를 제거하고 진동판을 먼지로부터 차단하는 보호막을 정성스레 닦았습니다.
닦아낸 보호막 안으로 보이는 구멍난 판이 전극이고 그 뒤에 진동판이 있습니다. 전극과 진동판을 샅샅이 검사했는데, 아무데도 과입력에 의한 방전 흔적이 없습니다. 겉모습과는 달리 진동판은 거의 새 것과 같은 상태입니다.
"""""땡잡았다"""" ^@@^
이번엔 고압 발생 장치를 점검합니다. 일반 테스터로는 정확한 전압 측정이 불가능하지만, 측정후 논리적으로 유추해 본 고압은 두 스피커 모두 현저히 낮아 보입니다.
스피커 뒤에는 고 전압 발생 장치의 일부인 트랜스가 있고 그 위에 정류 및 전압을 여러 배 곱해주는 고압 유닛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고압 유닛은 방전을 방지하려고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어 파라핀으로 함침했는데, 사진의 고압 유닛은 파라핀을 녹여서 빼낸 장면입니다.
고압 유닛의 부품을 검사해 보니 다이오드 몇 개가 불량입니다. 모든 다이오드를 더욱 우수한 신형으로 모두 바꾸고 다시 원 상태 대로 파라핀을 함침합니다.
성능을 크게 좌우하는 두 요소인 '진동판 패널'과 '고압 장치' 중 진동판 패널은 새것과 진배없고, 고압 장치는 정성을 다해 새 것 보다도 더 좋게 만들었으니 이제 조립해서 들어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조립하고 옮겨서 음악실에 세팅한 모습입니다.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감상과 평은 후편에...
데니스 매틱 스페셜
윤 선생님 덕분에 식구가 된 MC 트랜스로 음악을 잘 듣고 있습니다.
얼마나 좋은지는 얼마전 간단히 소개드린 적이 있고요.
그 소리를 들은 데니스가 (데니스는 재즈 페스티벌에 함께 구경 간 친구입니다.)
자기도 하나 구하고 싶다고 합니다.
제가 오래전에 쓰던 오토폰 T3000 보다 좋다고 했더니, 언젠간 SPU 카트리지를
쓸 작정이므로 미리 구해 놓겠답니다.
문제는 가격.
시장 가격이 없으니, 합리적인 가격을 정하기 어렵습니다만 성능이 비슷한
기성 상품의 가격은 최소한 2000불 이상입니다.
메이커가 없으니 그 만큼을 다 들이라고 하기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좀 더 정성을 기울여 성능은 더욱 좋게 만들어지도록 감리한다는
보증을 하고 그래도 만만치 않은 가격에 사고 팔도록 다리놓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재료가 될 트랜스와 가공된 케이스가 윤세욱 선생님으로부터 드디어
왔습니다.
두 개의 트랜스를 각각 1:20으로 결선하고 얇은 뮤 메탈 판재로 두겹으로
쌌습니다.
모델 명은 윤 선생님과 제 이름을 합하고 1:10 권선 두개인 코일 구조를 따라서
"SW-MS-110110"이라 임의로 정하고 고객의 이름을 넣어 데니스 매틱 스페셜이라
썼습니다. 이 사진을 나중에 보여주면 기분 좋아 하겠지요?
그리고 케이스에 넣었습니다.
그라운딩과 배선은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명분에 맞게 새로 심혈을 기울여
고안한 비밀스런 방법으로 했습니다. 더는 묻지 마세요. 비밀입니다.
집에 가져와서 제가 쓰고있던 것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합격!
같은 트랜스로 만들었는데도 더욱 안정되고 배경이 조용해서
음결이 더욱 고급스럽고 입체감이 더욱 또렷합니다.
볼륨을 최대로 올려도 험은 들을 수 없어서 동작 상태라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제가 쓰는 것보다 좋은데도 배가 아프기는 커녕 마음이 편안합니다.
친구이자 고객인 데니스가 거금을 들이는 구입 가격에 비해
떳떳하고도 남는 성능이 나오니, 중간에 연결을 하고 제작에
가담한 제가 얼마나 기분이 좋겠습니까?
"이런 기쁨이 바로 프로의 기쁨이자 보람이야."하고 자화자찬 합니다.
시청을 기분좋게 끝내니 얼마전에 먼바다 낚시에서 잡은 왕연어의
뱃살로 만든 회와 초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생은 즐거워!
얼마나 좋은지는 얼마전 간단히 소개드린 적이 있고요.
그 소리를 들은 데니스가 (데니스는 재즈 페스티벌에 함께 구경 간 친구입니다.)
자기도 하나 구하고 싶다고 합니다.
제가 오래전에 쓰던 오토폰 T3000 보다 좋다고 했더니, 언젠간 SPU 카트리지를
쓸 작정이므로 미리 구해 놓겠답니다.
문제는 가격.
시장 가격이 없으니, 합리적인 가격을 정하기 어렵습니다만 성능이 비슷한
기성 상품의 가격은 최소한 2000불 이상입니다.
메이커가 없으니 그 만큼을 다 들이라고 하기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좀 더 정성을 기울여 성능은 더욱 좋게 만들어지도록 감리한다는
보증을 하고 그래도 만만치 않은 가격에 사고 팔도록 다리놓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재료가 될 트랜스와 가공된 케이스가 윤세욱 선생님으로부터 드디어
왔습니다.
두 개의 트랜스를 각각 1:20으로 결선하고 얇은 뮤 메탈 판재로 두겹으로
쌌습니다.
모델 명은 윤 선생님과 제 이름을 합하고 1:10 권선 두개인 코일 구조를 따라서
"SW-MS-110110"이라 임의로 정하고 고객의 이름을 넣어 데니스 매틱 스페셜이라
썼습니다. 이 사진을 나중에 보여주면 기분 좋아 하겠지요?
그리고 케이스에 넣었습니다.
그라운딩과 배선은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명분에 맞게 새로 심혈을 기울여
고안한 비밀스런 방법으로 했습니다. 더는 묻지 마세요. 비밀입니다.
집에 가져와서 제가 쓰고있던 것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합격!
같은 트랜스로 만들었는데도 더욱 안정되고 배경이 조용해서
음결이 더욱 고급스럽고 입체감이 더욱 또렷합니다.
볼륨을 최대로 올려도 험은 들을 수 없어서 동작 상태라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제가 쓰는 것보다 좋은데도 배가 아프기는 커녕 마음이 편안합니다.
친구이자 고객인 데니스가 거금을 들이는 구입 가격에 비해
떳떳하고도 남는 성능이 나오니, 중간에 연결을 하고 제작에
가담한 제가 얼마나 기분이 좋겠습니까?
"이런 기쁨이 바로 프로의 기쁨이자 보람이야."하고 자화자찬 합니다.
시청을 기분좋게 끝내니 얼마전에 먼바다 낚시에서 잡은 왕연어의
뱃살로 만든 회와 초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생은 즐거워!
자작 LP 스태빌라이저
빈티지 낚시 릴을 복원하려고 시작한 선반 공작을 오디오에도 활용할 방법을 생각하다 우선 LP 스테빌라이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갖고 있던 것을 이민 오기 전에 누구엔가 주고 나서는 없이 살았는데 원래 쓰던 것 보다 쓰기가 편리합니다.
스테빌라이저 깎을 때 쓴 Taig 사의 선반입니다.
카트리지는 오리지날 껍질을 제거한 오토폰 SPU입니다.
다인오디오 52SE의 트위터를 자세히 보시면 안쪽에 하얀 펠트로 된 댐핑 소재가 보입니다.
스테빌라이저 깎을 때 쓴 Taig 사의 선반입니다.
카트리지는 오리지날 껍질을 제거한 오토폰 SPU입니다.
다인오디오 52SE의 트위터를 자세히 보시면 안쪽에 하얀 펠트로 된 댐핑 소재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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