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연어는 스프링이라고도 불리는 가장 큰 치눅, 은연어라고도 불리는 빠르고 번쩍이는 코호, 한국에도 올라오는 첨, 통조림에 흔한 핑크, 핑크보다는 크지만 다른 연어보다는 작고 가장 기름지며 맛있는 사카이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상류에서 산란하므로 일찍 여름에 소상하는 사카이를 빼고 모든 연어가 이맘때 가장 잘 잡힙니다.
농업에서 작물을 수확하듯 인디언들은 연어를 수확하여 여러가지 방법으로 갈무리해서 겨울 식량으로 저장합니다. 그 중 전통적인 방법이 훈제인데, 연기를 쏘여 말려서 그대로 또는 다시 병조림하는 방법으로 저장해 두었다 겨울내내 먹습니다. 소금과 당분에 향신료를 더한 간을 먹인 연어에 차게 식힌 연기를 이틀정도 쏘이고 얼려두었다 회처럼 먹는 것이 냉 훈제, 80도 정도의 보다 높은 온도의 연기를 5-20시간 쏘이는 동시에 어느 정도 건조도 되게 하는 훈제가 고온 훈제입니다.
고온 훈제는 짧은 시간에 전기 훈제기로 가능하고, 훈제 후 보관도 쉬워 낚시꾼들이 흔히 선택하는 갈무리 방법입니다. 저도 그전에는 많은 양을 만들어 나누어 주기도 하고 간식으로도 많이 먹었으나 어느덧 질린 나머지 몇 년간은 만들기를 그만두었습니다. 불현듯 다시 해보려는 생각이 들어서 지난 월요일 잡은 치눅 작은 놈 두 마리로 훈제해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해서 먹으니 입맛이 다시 살아나는데, 역시 맥주 안주로는 최고입니다. 살짝 말라서 결대로 떨어져나오는 조각을 조금씩 차근차근 씹을 때, 겉에 뿌린 굵은 후추 및 훈제에 쓰인 사과 나무 연기와 아우러져 향긋하고 고소하게 입안에 퍼지는 맛은 뒷맛조차 아련하니 다른 안주와 비교할 생각조차 불허합니다.
결대로 뜯어지니 먹기도 간편합니다.
맥주 몇 병은 순식간에 날라갑니다. 이른바 "술 도둑"입니다.
"술 도둑"은 죽어서도 가죽과 가시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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