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과 주민의 국가 성립이나 귀속에 관한 문제는 국가 성립의 상위 정당성이 통치권에 있는가, 지역 점유권에 있는가, 아니면 지역 점유 주민의 독자적 성향에 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현재의 중국만 해도 인구 대다수를 구성하는 한족을 중심으로 약 55 갈래의 민족을 연합(다른 의미로는 억압)하여 유지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이합집산을 수없이 반복하여 왔습니다. 제국으로서의 통치권이 한족 이외의 몽골족이나 만주족에게 귀속되었던 때도 있으나, 19세기까지 각 지역의 점유는 대체로 토착 민족이 대를 이어 각자의 자리를 지켜 왔습니다.
현재의 통치권을 중심으로 국가 영토의 역사적 실체와 정통성을 본다면 역사의식의 일관성이란 면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통치권은 늘 바뀌어 왔기 때문입니다. 만주의 어느 지역에 중국의 역사적 권리가 있다고 말할 때, 같은 권리가 한국, 몽골, 러시아 등에게도 공히 성립하는 모순이 생깁니다. 뿐만 아닙니다. 현대 중국은 통치권 면에서 과거의 어느 왕조를 계승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역사의 계승을 요구할만한 아무런 정통성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중국을 거론하여 만주 지역에 대한 역사적 권리를 논하는 것은 논리의 근거를 이미 상실한 셈이 됩니다.
인간 개개의 자유와 존엄성을 인정하는 인본적 개념을 앞세운다면, 지역 주민 대다수가 원하여 독자적 사회 및 정치 체제에 의해 살기를 희망하고, 그 규모와 능력이 국가 성립의 단위가 될 수 있다면 이미 그 지역은 별개의 국가로서 존립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이 통일되고 만주 지역의 주민 대다수가 한국의 국민으로 되기를 원한다면 언젠간 만주가 다시 한반도와 정치적으로 한덩어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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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말갈족의 후예인 나나이족의 말과 한국말의 근친성은 표준말과 제주 방언의 근친성 이상일 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한반도와 만주 일대에서 연합에 의한 국가 창설이 도모되었을 때, 언어와 정서면에서 근친 관계에 있는 거란, 말갈 등은 함께 하나의 나라를 이룰 수 있는 형제로 간주될 수 있었지만, 언어와 정서등 여러면에서 우리와 매우 다른 중국은 결국 남일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알타이권 어느 민족의 언어, 음악, 생활습속을 보더라도 중국어권에 속하는 어느것보다 가깝게 느껴지고 쉽게 정을 줄 수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고대 돌궐족과 연관된 카자흐, 위그르, 튜바, 알타이의 음악을 검색하여 들어보십시오. 어떤 음악은 가사만 바꾸면 한국음악으로 그냥 둔갑할 정도로 친근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컨데, 한문이 컴퓨터 용의 언어로 쓰이기에 어려움을 겪고있으며 한류가 각광을 받고 있는 이 싯점에서 한글판 소프트웨어 등을 알타이 문화권과 만주 지역에 특혜 제공하는 등등 문화로서 이들을 계속 엮어나가는 방향을 유지한다면 언젠가는 만주를 우리 울타리안에 넣는 백년대계 중의 하나가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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