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둑/ 내 머리 만한 장끼 한 마리가 바로 엎드린 눈앞에서 날갯짓하며 솟아오른다.
/어머!/ 하루 웬종일 헤매다 겨우 발견한 거물인데 눈앞에서 어처구니없이 놓쳐 버려
한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자, 그는 저 언덕 바투에서 박명을 등에 지고
/후/ 하고 웃어제끼곤 그만이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공간 속에서 그는 우뚝 선 또 하나의 나무 같아 보인다.
과히 높지 않은 산이다.
간간이 펑퍼짐해진 무덤이나, 나뭇가지로 십자가를 만들어 꽂은 무덤, 봉분 가득
무성한 잡초가 엊혀진 무덤, 그런 것들이 눈에 뜨이곤 한다.
유난히 까치가 많은 건지 아님 딴 새들보다 더 극성스럽게 울어대는 건지, 어쨌든
내 귀엔 연방 까치 울음소리만 들린다.
그래 내가 /저기 있다./ 하면 /그건 까치야. 그걸 잡으면 사람들이 욕해. 까치는
길조잖아./ 까치 아니고 될 수 있으면 겨냥하기 쉬운 곳에 오래 앉아 있는 새를 찾자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는 앞서서 새를 찾고, 난 뒤에서 낙엽 긁히는 소리를 최소한으로 하려고,
그의 발자국 소리에 내 발소리를 포개며 조심스레 따라 오른다.
/이제 좀 쉬자./
주변으로 갈대가 높다랗게 울타리 쳐진 바위를 골라 앉았다.
그의 엄마가 준비해주신 찬을 마치고 담배를 피워 문다. 곰실거리며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가 해를 등져 서 있는 갈대 솜털과 같은 은빛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게 물푸레나무야./ 그가 손짓해 보인다.
/응./
그건 가늘지만 야무져 보이는 줄기로 뻗어 올라간, 그리 높지 않은 관목이었다.
전혀 잎사귀가 안 날 듯싶은 매끄러운 표피를 갖고 있었고, 겨우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가지 끝에 하나쯤 매달려 있는 작은 이파리를 볼 수 있을 뿐인 그런 나무였다.
언젠가 내 좋아하는 시 속의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이 쬐그만 여자/라는 귀절을
읊어줄 때, 그는 그 나무를 알고 있다고 했었고, 그의 집에서 본 그가 만든
낚싯대도 바로 물푸레나무 줄기로 된 것이었다.
한참을 헤맸다. 여전히 그는 뒤도 안 돌아보고 앞서 가고, 난 뒤에서 열심히
기어오르고, 이제 장끼 한 마리를 인심 후하게 날려보내고 나니 온몸의 힘이 쭉
빠져나가는 듯싶다.
/그만 하자./
개울가에 쭈그리고 앉았다.
손으로 물 한번 움켜쥐고, 피라미 뒤쫓아 가며 한번 휘저어 보고, 하늘 쳐다보고
키득대고, 그가 하늘 쳐다보고 키득거릴 때. 그래 어떤 책에서 읽은 듯싶게 정말
우수수 소리가 날 듯한 웃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울 앞쪽 갈라진 틈새로 자그마한 잡초들을 업고 서 있는 커다란 바위가 있었다.
/'괴리'라는 단어 알아?/ /아니, '균열' 같은 건가?/ /응, 그런 거. 지금 막
생각한 건데, '균열'은 평면적 느낌이고 '괴리'는 입체적인 느낌이 든다./
..............
.........
지나온 발자국에 깔린 낙엽 하나를 들추니 이런 이야기가 쓰여있다.
이 이야기를 남겨 준 그 친구는 어디에서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숱한 발자국만큼의 낙엽에 담겼을 이야기 중 저절로 생각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 앞을 보고 살지 않았으며, 뒤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때가 되면 강을 찾아 오르는 연어처럼, 가을이 되면 색을 갈아입는 숲처럼,
발길 가는 대로, 부름이 있는 대로.
언제까지 그런 길은 계속 되는가? 지금 걷는 길도 어제의 그 길이런가?
이 길의 끝에는 저녁때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정든 얼굴들이 반기는 집이 있을까?
발자국과 함께 잊힌 낙엽의 이야기를 종종 들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수없이 들고 나가 반질반질해진 기억은 그 이야기를 다시 읽을 수 있을까?
세월에 닳아서 낡은 친구여, 까맣게 잊혀가는 우리만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게나.
아득한 그 기억 속 정다웠던 친구여.
GYPSY
I'm just a gypsy who gets paid
For all the songs that I have played
And all the records that I have made
I'm part of a caravan
I have travelled on the land
Making music for my fellow man
And every song I played or wrote
With a sad or happy note
Some are made to make you laugh
Some are made to make you cry
I don't know the reason why
But I'll continue to travel
Though my guitar's old and tiring fast
She just listens to me
Her music means more to me than any other woman I have known
She just listens to me
Her music means more to me than any other woman I have known
And I'll continue to travel though my guitar's old and tiring fast
She just listens to me
Her music means more to me than any other woman I have known
She just listens to me
Her music means more to me than any other woman I have 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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