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1월 5일 수요일
별리
당신의 뒷모습은 끝내 사라졌습니다.
아무것도 막을 수 없는 찬 바람이 모질게 스며들었습니다.
우리의 보금자리는 당신이 원하는 마지막이리라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만큼 보드랍고, 그만큼 따뜻했으며, 그만큼 달콤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는 당신의 영혼이 잠시 쉬는 자리일 뿐이었습니다.
당신도 모르는 욕망은 당신을 망망한 곳으로 끌어가고야 말았습니다.
당신을 잡을 수 있다면 어떤 것도 바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알았습니다. 당신은 가고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당신의 귀는 내 말을 들을 수 있어도, 당신의 영혼은 나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당신을 사로잡은 욕망의 불길이 사라진 어느 날 당신은 눈을 뜰 겁니다.
그때 보이는 지금의 내 모습에 슬퍼하지 마세요.
그때쯤이면 나는 가벼운 깃털이 되어 저 하늘 어딘가에 있을 겁니다.
당신이 없는 자리는 견딜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고.
당신이 남긴 자리는 누군가 채울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당신이었기를 꿈꾸며 메우고만 그 자리는 되돌릴 수 없는 죄가 됐습니다.
내 자리는 아무 데도 없습니다. 나는 죽어갑니다.
마지막 목소리로 당신을 난처하게 하지 않으렵니다.
어차피 내 자리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먼 훗날 당신은 지금 있는 나의 독백을 듣게 될 겁니다.
그러나 슬퍼하지 마세요.
나는 당신을 보고 있을 겁니다.
아무런 고통도 아무런 슬픔도 없는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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