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6일 목요일

Happy Again!

오디오 도사님 댁에 다녀온 후로 우리 집에서 나는 소리는 전반적으로 왜소하고
저역의 살집이 없으며 중고역은 푸석하게 느껴져서 음악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나름 복기를 해보니, 다인오디오 스피커가 들어온 이래, 그 스피커의 분석적 능력으로
발견하게 된 앰프와 턴테이블의 문제를 계속 잡아내고 고치다 보니 음의 전체적인
느낌보다는 주파수 대역을 늘리고 왜곡과 잡음을 잡아내고 고치는 데 주로 힘썼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런 과정에서 도이취 그라모폰의 음반에 수록된 베토벤의 음악에
마음을 쏟게 되어서 그리 편중된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여주는 음역 자체는
넓지만 양감과 질감으로 나타나는 에너지는 분산되어 밋밋하게 들리며, 좀 멀리서 보이는
무대는 그럴듯해도, 음색과 음결이 갖는 흡인력은 물러난 상태였습니다.

오늘은 이곳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국경일이어서 쉬는 날입니다. 그래서 오디오와
제법 씨름을 할 여유가 있었습니다. 이미 어제 포노 앰프를 구보다 설계의 TR에서 Zing의
진공관 버전으로 교체하니 우선은 중저역의 살집과 온기가 좀 더해졌습니다.


그래도 대형 스피커가 받쳐주는 당당함과 굵고 큰 음상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사님께서 배려해주셔서 빌어 온 보작을 설치해서 앰프의 문제를 가름해보자
하였으나 제 스피커 캐비닛의 굵은 볼트가 보작의 고정용 구멍에는 맞지 않아 포기하고
그냥 사바 풀레인지가 붙은 상태에서 물려봅니다.



스피커 유닛은 8인치라도 통이 커서 그런지 음상이 크고 에너지가 있게 들립니다.
실제 저음은 다인오디오의 저음 한계인 38헤르츠 까지 소화하지 못하지만 100Hz
전후가 부풀어져서 실제 듣는 저음은 훨씬 풍부하게 느껴집니다. 중음에서도
유사한 향상이 있어서 음들의 위치가 앞으로 나오고 악기의 실재감이 살아납니다.
그러나 세상사 매사에 그렇듯, 다 좋아지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소리가
앞으로 나오니 음결은 설득력이 있어지는데 비해 오케스트라나 대형 합창단의
무대감은 다소 비 사실적 표현이 되며, 풀레인지의 소화 능력이 12KHz까지라서
고역이 공간에 퍼지는 싸~한 느낌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고역 스피커를 위에 추가해봅니다. 그랬더니 고역은 추가가 되어
심발에서 나오는 소리는 뚜렸해지지만 음상이 중간에 딱 박힌 풀레인지의
장점을 갉아먹는 것입니다. 이때 머리에 전구가 하나 켜집니다!
고역 스피커를 뒤를 향하게 방향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입에 미소가 번집니다.
고역이 따로 나는 듯 들리지 않으면서 존재감과 공간감이 향상됩니다.


당분간 이 상태로 실내악과 성악, 그리고 소편성 재즈와 팝, 각종 독주곡을
즐길 예정입니다. 다시 대편성과 락 또는 멀리서 무대가 정연히 보여야 멋있는
곡들이 당기면 다시 다인오디오를 불러들일 것입니다.

그때까지 다인오디오는 머리에 장식을 한 채 저의 곁에서 음악감상을 할 겁니다.

아무튼 도사님 댁에서 음악을 듣고 나면 배움이 생기고 그 배움은 저의 집에서도
한몫을 하게 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합니다. 자주 도사님의 도장에 들러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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