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ios 44M-4 2.0/58, Sony A100 |
자동 렌즈는 카메라에 프로그램된 내용과 자동장치에 의해 적절한 노출과 초점을 선택하여 스스로 움직이므로 편리할 뿐아니라 큰 실수가 없고 순간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동 장치에 의존하다 보면 작가 자신의 계획과 의도에 따라 조정하는 연습 과정이 간략화되거나 없어지고, 결과적으로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이해의 한계치가 낮아진다.
차근차근 화인더나 리뷰 화면에 보이는 초점 위치나 심도 변화를 관찰하며 수동으로 노출과 초점을 조절하고 시험 촬영하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며 더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보게 된다. 직업으로서의 사진과 취미로서의 사진은 각각 목적이 다른데, 즐거움을 계속 찾아나가는 취미 생활의 본질에는 능률을 따지기보다 즐거움의 범위가 넓고 연쇄반응이 큰 것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맞는 듯하다.
근 백 년이라는 세월 동안 영상을 기록하는 중요한 도구의 일부로서 고안되고 인간과 늘 함께해온 만큼, 렌즈는 그 자체로서도 겉모습 이상의 즐길 가치가 있다. 사진을 생산하는 실용적인 기능체로서의 성능과 개성도 그러하지만 공업적인 미려함과 만지고 조작하여 느끼는 감각을 통해서 그것을 탄생시킨 시대와 인간에 대해 생각하고 배우고 즐길 기회를 준다. 시장에서 비교되는 말초적 성능과 원가구조에 집착하여 만들어진 요즘의 물건들을 볼 때, 그들과는 격다른 배경과 인간성이 숨쉬는 명품을 찾아내어 만끽하는 즐거움이 있다는 점에서도 내 선택은 타당하다.
Pentacon 2.8/135, Sony A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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