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일 일요일

카메라 렌즈 세척

날씨가 추워지며 낚시를 가기가 귀찮아졌다. 해가 갈수록 추위에 민감해진다.

추운 동안 낚시를 대신해 집중할만한 것으로 사진을 선택하고서 장비를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엔 세일 중인 니콘 D90 키트를 사려고 했으나, 조사 과정 중 수동 렌즈를 DSLR 카메라 바디에 붙여 촬영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되고는 니콘을 포기했다.

니콘 몸체에 붙일 수 있는 수동 렌즈는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수동 렌즈 사용 시의 편의성과 중고 가격을 고려해서 소니 A100을 선택했고, 이 카메라 바디에 명품 중고가 풍부한 M42 사양의 나사식 렌즈를 결합할 수 있는 아답터를 구했다. 곧 이어서 각각 다른 6개의 렌즈를 구입했는데, 사용해보고 나서야 카메라 바디와 렌즈에 숨겨진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카메라 바디에는 S.S.S. (Super Steady Shot) 기능이 있었는데 이 기능의 구동장치가 손상되어 이미지 센서를 중립 위치에 바르게 고정하지 못했고, 그 결과 아래로 늘어진 이미지 센서  때문에 뷰화인더로 보이는 장면보다 더 윗 부분이 촬영되는 것이었다. 속아서 샀다는 것에 화가 나기는 했으나 불과 200불 정도의 물건에 크게 승강이하기 싫어서 이미지 센서가 중립 위치에 고정되도록 구동 장치를 접착하여 개조했더니 뷰화인더와 실제 촬영 영역의 차이 문제가 해결되었다. 물론 S.S.S. 기능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수동 카메라로 회귀하는 입장에서 손떨림을 보정해주는 첨단 기능에는 애초부터 미련이 없었다는 것은 뻔한 일이다.

이베이를 통해 중고로 구입한 6개의 렌즈 중 절반인 3개의 렌즈에 결함이 있었는데, 6개 모두가 결함이 전혀 없노라고 판매자들이 장담한 물건들이었다. 중심 부 렌즈에 누런 때가 옅고 고르게 껴서 얼핏 문제를 알기 어려웠던 하나는 판매자에게 악의가 없었을 것 같았고 워낙 싸게 낙찰됐으므로 그냥 용서하였고, 나머지 두 개는 판매자와 절충하여 수리비조의 부분 환불을 받아내었다.

손수 수리를 작정하고 주문한 도구인 렌즈 스패너와 일회용 렌즈 세척포가 도착하여 어제와 그제는 렌즈를 세척 수리했다.


렌즈의 이름과 사양이 새겨진 앞 부분의 링은, 직경이 비슷한 병뚜껑 둘레에 넓적한 고무 밴드를 둘러 안으로 조금 오그라들게 한 임시 기구를 만들어 링과 접촉시킨 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니 쉽사리 열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렌즈 가장자리로 보이는 두 조의 렌치 구멍 중 바깥 쪽 구멍에 작은 드라이버 두개를 걸어 조심스레 돌려 3 개의 렌즈가 포함된 앞 뭉치를 빼어내고, 위에 보이는 렌즈 스패너와 대체 공구로 고정 링을 돌려 렌즈를 모두 빼냈다. 렌즈는 짜이즈의 일회용 세척포로 포장지에 안내된 내용에 따라 세척했다. 흠집이 나지 않도록 극도의 주의를 기울였고 조립 시 렌즈 방향이 바뀌지 않도록 순서에 맞춰 늘어놓았음은 물론이다.

연장의 뒤에 보이는 플래스틱 통은 자작한 헤파 필터의 후드 부분이다. 박테리아까지 걸러지는 헤파 필터를 통과한 공기가 불어져 나오므로 이미 세척한 렌즈를 이 후드 아래에서 솔과 블로워로 먼지를 털어내며 조립 작업하면 먼지를 완벽히 제거할 수 있다. 이 헤파 필터는 미생물 배양을 위한 개인 프로젝트에 필요해서 7년 전 쯤 만들었는데, 이렇게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개략 설명된 바에 따라 앞 뒤 모든 렌즈 군의 렌즈를 세척하고 다시 조립했다. 양쪽 방향에서 번갈아 확인해보니 이물과 때가 전혀 없이 맑고 투명하게 변했다. 동독의 최대 렌즈 메이커였던 "Carl Zeiss Jena"의 Flektogon f2.8/35mm 렌즈는 명품의 반열에 드는 성능임에도 아직 저렴한 가격에 거래된다. 장차 많이 써보아야 확실한 의견이 생기겠지만, 다른 렌즈와 해상도 및 왜곡의 비교에서 한 눈에 알아볼만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정성들여 세척하여 새것과 같이 변하니 더욱 애착이 생긴다.


아래는 결과 확인을 위해 렌즈의 조리개를 f2.8로 완전 개방한 상태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세척 전에는 누런 기운이 돌면서 빛 번짐이 있었는데 더는 보이지 않는다.

사진은 RAW 화일 상태에서 약간의 가공만 하고 크기를 줄였기 때문에 때깔은 그저 그렇지만, 원래의 촬영 상태를 확인하는데는 더 좋은 기준을 제공하리라 생각한다.

선명도 짐작을 위해 사진마다 100% 확대한 부분이 함께 보이도록 사진을 올린다.

(저장된 크기의 사진을 보시려면 사진에 포인터를 올리고 클릭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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