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날씨도 좋고 휴일이라 느긋하게 아침도 먹고 정돈도 하고 집을 떠나 포인트에 도착하니 12쯤 된 듯합니다.
지난 주 큰 코호를 걸었다가 다른 낚시꾼들의 줄과 엉키는 바람에 놓친 아내는 각오가 대단합니다. 목줄은 2자 이내로 해서 쓸데없이 몸에 걸리는 것을 줄이고 12파운드 목줄과 1번 바늘에 주황과 연두가 섞인 얀에 Mike's 연어용 유인제를 뭍혀 던집니다.
건너편에서는 플라이 채비를 한 꾼들에게 간간이 코호가 걸리는데, 이쪽은 조용합니다. 플라이 낚시에는 자리나 미끼가 좋아서가 아니라 훌쳐져서 잡혔을 것이라고 말하며 아내의 마음을 달래봅니다. 두 시 쯤 아내의 낚시에 신호가 왔습니다. 오늘도 고기는 아내에게 먼저 신고식을 합니다. 지난 주 한번 냉수를 마셔서인지 이번에는 고기를 다루는 솜씨가 한결 예사롭지 않네요. 그러나 마침내 항복한 코호를 뜰채에 넣고 보니 눈을 아무리 비비고 보아도 놓아주어야 하는 야생종 코호입니다.
하필 야생종이 걸렸다고 무척 아쉬워합니다-.
하필 야생종이 걸렸다고 무척 아쉬워합니다-.
저도 얼른 전열을 가다듬어 던지니 바로 찌가 빨려들어가는 확실한 입질이 있습니다. 오늘 시험차 갖고 나간 새 낚싯대를 이리저리 각도와 힘을 바꿔가며 손맛을 느끼는데, 미처 충분한 손맛을 느끼기 전 항복하고 나옵니다.
전반적으로 입질이 뜸했지만, 몸에 바늘이 살짝 걸린 듯하였다 빠져나간 스프링과 제법 큰 첨의 손맛을 느끼는 것으로 아주 무료하지는 않게 지내는가 했더니 금새 해가 기울고 새들도 집을 찾아갑니다.
그냥 따라다니기만 했을 때라면 집에 가자고 벌써 몇차례 말했을 텐데, 점심도 건너뛰며 낚시하는 아내는 낚싯대를 놓을 줄 모릅니다. 밤낚시가 허용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 그렇지 않았다면 저는 이 늦은 시간에도 아내의 옆에서 언제 그만두려나 생각하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을 듯합니다.
아내가 낚시를 따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다시 생각해보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